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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047112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_고쳐 생각하는 읽기와 쓰기
총론_ 읽기·쓰기 그 신세계 발견과 자기 창조
1. 읽기의 여러 곡절
2. 쓰기, 짓기의 만만찮은 모습
첫째 대목_새로운 오늘날의 읽기·쓰기
1. 디지털 시대의 읽기와 쓰기
2. 그래도 여전할 글 읽기의 기본
3. ‘독서삼절’의 궁극, 사물과 세상의 주인 되기
둘째 대목_읽기와 텍스트 그리고 책
1. 읽기의 역사, 무엇을 어떻게 읽어왔나?
2. 기호와 텍스트
3. 글과 말과 책과 북
4. 나의 책 읽기, 멋 누리기
셋째 대목_읽기의 실제 전략 전술
1. 큰 그물 치기: 대의 읽어내기
2. 또 다른 그물 치기: 대의 잡기의 또 다른 보기
3. 다시 또 다른 그물치기
4. 죄어들기로 읽기
5. 파고들기로 읽기
6. 마무리 읽기, 키워드 잡기
넷째 대목_쓰기, 짓기의 실제 전략
1. 글쓰기의 유혹
2. 글이란 것, 그건 세상이고 세계다
3. 착상과 구상 그리고 아우트라인
4. 글짓기의 실제(1), ‘매화꽃 앞에서’
5. 글짓기의 실제(2), ‘스마트폰 들고서’
다섯째 대목_글의 갈래와 종류 그리고 그 읽기와 쓰기
1. 글, 그 인생박물관, 인간 백과사전
2. 한마디로 글이라지만:갖가지의 글
3. 글이란 그 대단한 것
4. 네 가지 글의 종류: 논증, 설명, 묘사, 서사
5. 논증이란 그 까다로운 것: 논술과 관련해서
6. 또 다른 논증: 거듭 논술과 관련해서
7. 논술과 논증, 그 쌍둥이의 관계
8. 설명의 구실은, 그 이모저모
9. 묘사의 재미: 읽는 사람의 감각도 되살아나는
10. 서사, 그 엎치락뒤치락
마무리_평생을 읽고 쓰기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 한 사람이 고개 숙이고는 책에 눈을 박고 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부처처럼 옴짝 않던 그가 문득 한 페이지의 끝에 시선을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긴다. 이제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오직 책과 거기 박힌 시선이 있을 뿐이다. 심경은 우거진 숲속, 고요한 달밤의 늪과 같다. 그야말로 한 오리의 흔들림도 없다. 황홀한 도취다.
이런 경지 또한 독서삼매인데, 삼매는 불교에서 말하는 ‘사마디samahdi’로서 마음을 외곬으로 집중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여전할 글 읽기의 기본’ 중에서)
또 한 번 시대가 달라지면서 읽기는 작가의 내심에서 바깥 세계로 나오게 된다. 예술과 문학은 인간의 내면세계에서 현실 세계, 객관적인 세계로 시선을 던지게 된다. 그 결과 이상이나 상상 또는 이념 등에는 등을 돌리고 오직 ‘현실 그대로’, ‘자연 그대로’를 존중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이른바 사실주의가 예술과 문학의 역사에 등장한다. 사실주의에 겹쳐 자연주의도 빛을 보게 된다.
사실주의의 이념을 아주 간략하게 얘기하면 ‘있는 그대로, 보는 그대로’다. 현실을 실제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 예술 작품에 옮겨놓는 것을 중시한다. 예술 작품은 흔히 거울에 견주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사실주의는 흔히 부르주아라고 일컬어지는 시민 위주의 사회 형성과 짝을 짓고 있다. (‘읽기의 역사, 무엇을 어떻게 읽어왔나’ 중에서)
세상은 기호로 넘쳐난다. 산다는 것은 기호를 쓰는 일이고 그것을 읽는 일이다. 기호 쓰기와 읽기를 통해 우리 각자는 사회인이 된다. 비로소 인간다워진다. 인간을 규정할 때 ‘호모 링구아Homo lingua’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인간은 언어를 씀으로써 비로소 인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하게 ‘인간을 ‘호모 시그눔homo signum’, 곧 기호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기호를 쓰고 읽음으로써 인간 조건이 채워지는 것이다. (‘기호와 텍스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