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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사 일반
· ISBN : 9788946047860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아날로그와 디지털
제2장 미국의 9?11 일본의 3?11: 미일의 일처리 방식
제3장 한미일 문화비교와 일소현명(一所懸命)
제4장 일본을 감싸 안은 손정의
제5장 일본에 현대차가 없는 이유와 소비자 의식
제6장 호리병 속의 일본과 회색의 상호관련
제7장 나랏빚은 봉인가
제8장 농촌신랑의 죽음과 일본의 민주주의
제9장 옴진리교 사건과 종교관
제10장 매뉴얼 지상주의와 자승자박의 함정
제11장 일본유신회와 일본정치
제12장 양극화 사회와 시장 확대 경쟁
제13장 스티브 잡스의 감성과 한일의 감성
제14장 가나문자로 본 일본
저자소개
책속에서
디지털이라 하면 언뜻 앞서가는 인상이 강하고, 아날로그라 하면 왠지 뒤떨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등장에서 보듯이 디지털 세계의 확장은 가히 혁명적이다. 그런 한편 상대적 박탈감이 증폭되는 곳이 디지털 세계인지라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 디지털 스마트 기기로 영화감상을 하는 젊은이도 행복할 수 있지만, 디지털을 모르고 손주들의 배를 쓰다듬는 우리네 할머니한테는 다른 차원의 달관된 행복이 있다. 아무리 촘촘한 화소 수의 디지털 그림이라도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단속의 세계이니, 종이에 그린 연속의 아날로그 동그라미 하나를 당하지 못한다. 이렇게 보면 디지털의 궁극은 아날로그다. 디지털을 모르는 아날로그가 답답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아날로그에는 디지털이 갖기 어려운 침착함이 있다.
역사나 지정학적 배경이 다르면 그로부터 나타나는 사고나 행동양식도 다르기 마련이다.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미국은 소프트웨어나 영화제작 등 풍부한 개성을 발휘하는 산업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궤도의존성이 있는 일본은 자동차나 기계장치 등 아날로그 산업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미국은 개별성과 독립성의 자동차문화, 일본은 집단적 궤도의존성의 철도문화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이에 비해 주변 강대국의 이해가 교차하는 한국은 비빔밥문화의 특징이 강하다. 주변 강대국의 상황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쏠림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며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한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
호리병 속 일본이라 함은 안으로 삭이는 일본인의 습성을 암시한다. 일본은 3.11 동일본 대재해의 아픔도 안으로 삭였다. 그 재해가 매뉴얼에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였기에 우왕좌왕이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초유의 사태가 아니기에 그들은 새로이 매뉴얼을 마련하고 안전기준을 손질하고 있다. 일본인의 정서에는 흑백을 딱 부러지게 구분하는 단정적 접근은 잣대가 들어맞지 않으며 ‘회색의 상호관련 접근’이 적합하다. 흑과 백을 상호 단절로 보는 것이 아니라 회색을 통한 상호연결로 보는 접근이다. 회색이 말끔하게 엷어지면 백이 되고, 먹구름이 끼면 흑이 된다. 호리병 속 일본은 밖과 어우러지는 데는 서툴렀지만 장인(匠人: 職人)을 키우는 데는 적합했다. 주어진 자리에서 한 우물을 파는 태도가 중시되다보니 장인정신을 발휘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한편으로 방에 콕 틀어박히는 ‘방콕 현상’은 호리병 속 일본의 일그러진 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