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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중기(임진왜란~경종)
· ISBN : 9788946049123
· 쪽수 : 112쪽
책 소개
목차
여룡득수(如龍得水)
여룡득수(如龍得水) / 조일전쟁(朝日戰爭) 개전(開戰)
이순신 연합함대(李舜臣 聯合艦隊)
이순신함대 제1차 출동 / 이순신함대 적선 69척 격침 - 2차 출동 / 한산대첩(閑山大捷) / 입혈금호(入穴擒虎) - 4차 출동
조선해군 삼군통제사
삼군통제사(三軍統制使) 이순신 / 정유재란(丁酉再亂) / 원균과 조선해군의 최후
위대한 제독(提督) 이순신(李舜臣)
백의종군(白衣從軍) / 신화(神話)의 시작 / 신화(神話) 명량대첩 / 이순신 제독의 마지막 선택 / 장군의 죽음 / 성웅(聖雄)으로 남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눈앞에는 전 일본군이 두려워하는 공포의 이순신 함대가 버티고 서 있다. 당대 최고의 영웅 이순신과 한번 겨루어 보는 것도 사나이로서 영광된 일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이순신의 12척 함대를, 최신예 군함 133척으로 이기지 못한다면 차라리 배를 갈라 죽느니만 못하리라. 성질 급한 미치후사는 야릇한 흥분을 느끼며 총공격의 신호를 올렸다.
그러나 해협의 폭이 불과 1마장 정도밖에 안되어 왜선들은 답답한 수로를 종대로 항진해야만 하였다. 이 당시 전 세계적인 해전방식은 적선에 접근하여 기어오른 다음 선상에서 작전을 통해 승부를 결정짓는 식이었고, 일본해군 역시 이런 방법으로 원균 함대를 괴멸시킨 적이 있다.
따라서 수 척의 일본 돌격선들은 조선의 기함을 사방에서 포위할 목적으로 양쪽으로 날개를 벌리며 우회하여 들어오려고 하였다. 그런데 바깥쪽으로 돌던 왜선들이 돌연 물속에 숨어 있던 암초에 걸리면서 기동 불가능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때서야 얕은 물속에 머리를 감추고 있는 무수히 많은 암초를 발견하고는 기함을 포위하려던 작전을 바꾸어 다시 중앙으로 재집결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왜선들을 보고 있으면서도 조선의 기함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 더 가까워지자 좁은 물길을 가로막고 우뚝 서 있던 조선함대의 기함이 서서히 옆으로 돌더니, 종대로 덤벼드는 일본함대를 향해 지자포와 현자총통 등의 함재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또한 동시에 갑판 위에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활과 총을 쏘아 대기 시작하자, 선봉에서 달려들던 전함이 단번에 불길에 휩싸여 버렸다.
조선함대는 우선 현자총통과 지자총통 등을 발사하여 일본군함의 기동력을 마비시킨 후, 곧이어 조란환(鳥卵丸)이라 불리는 새알 크기만 한 쇳덩어리를 한 번에 100~200개씩 산탄으로 발사하였다.
이순신의 기함 한쪽에서 한 번에 발사되는 조란환은 모두 약 2천 개나 되어 갑판 위에 노출된 왜병들은 순식간에 몰살당하고 말았다. 이런 전법을 이순신 제독은 합력사살(合力射殺)이라 하였다.
앞장 선 전함이 순식간에 지옥불에 휩싸여 처참한 지경이 되자, 후열의 전함들은 조선군함의 가공할 함포 사격에 소름이 끼쳤다. 그러나 그들은 뒤를 따르는 동료 함선들 때문에 뒤로 물러서고 싶어도 물러설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물살이 그들을 조선함대 쪽으로 밀어주고 있어서 후퇴하기가 물리적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진해도 죽고 물러서도 죽게 된 선발 돌격선들은 결사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나머지 함선들은 기함의 위기를 쳐다보고만 있을 뿐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선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제독의 기함이 홀로 적을 맞아 약 1시간 동안 결사전을 전개하며 왜 선단을 차례로 격침시켜 갔다.
일본수군이 육박전을 겨냥하여 조총을 주로 사용한 데 비하여 조선해군은 대포를 주무기로 한 현대적인 함포전으로 일관하여 처음부터 상이한 전투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불과 1시간여의 싸움으로 일본군함 20여 척이 깨어졌으며 승선인원 대부분이 몰살당하였다.
이때서야 비로소 이순신제독은 중군기(中軍旗)와 초요기(招搖旗)를 세워 중군장(中軍將) 김응함(金應諴에게 자신의 기함을 지원하도록 하였다. 기함의 명령을 받은 중군장과 거제 현령 안위(安衛)가 즉각 그들의 함선을 몰아 일본함대 속으로 돌격해 들어갔다. 그동안 일본군의 공격에 수비로만 일관하던 조선수군이 마침내 공세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9척의 전함들은 기함의 명령을 주시하며 대기하고 있었다.
전면에 나섰던 20여 척의 선봉전함들이 모조리 격파되자 드디어 적의 대장선이 노출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배에는 깃대 꼭대기에 새의 날개가 꽂혀 있었고 붉은 기가 매달려 있었으며, 누각 주위는 푸른 장막으로 둘러 처져 있었다고 한다.
적장은 다락방 위에서 선봉 돌격 함대를 지휘하였던 것이다. 이순신 제독이 그의 기함을 빠르게 몰아 접근한 후 집중 함포 사격을 퍼부으니 일본의 대장선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적의 대장은 바다로 떨어지고 말았다.
기함의 병사 김을손(金乙孫)이 적장을 끌어올려 보니, 그는 붉은 문양이 그려져 있는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형의 복수를 맹세하고 스스로 선봉대를 이끌고 달려들던 구루시마 미치후사였다.
미치후사의 목은 즉각 기함의 돛대 꼭대기에 매달렸고, 멀리서 이를 본 일본병사들은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조선수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였다.
12시경에 시작된 해전은 어느새 3시간 정도 계속되었다. 서쪽으로 흐르던 물살도 서서히 바뀌어 동쪽으로 흐르더니 차츰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전진하려는 일본군함들이 배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면서 노 젓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시키게 된 반면 조선함대는 물길을 따라 흐르면서 마음껏 적선을 공략하는 데만 열중할 수 있었다. 바로 이순신 제독이 기다리고 기다렸던 공격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하략)
- ‘명량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