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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한국학/한국문화 > 한국문화유산
· ISBN : 9788946053182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저자 서문 그리고 감사의 글
프롤로그 _ 왜 경주인가
국제적 도시, 경주 / 현대 한국문화의 기원, 신라문화 / 경주 답사를 떠나며
사전답사_ 경주는 어떤 곳인가
1부 한국 불교의 성지, 경주
1. 한국 불교의 원형, 석굴암
석굴암 앞에서/ 석굴암의 구조적 비밀/ 석굴암의 공학적 설계/ 석굴암 안에서
2. 붓다의 나라, 불국사
불국사 앞에서/ 불국사 앞마당의 비밀/ 불국사 안에서
2부 천년 왕실의 도시, 경주
1. 왕실의 흔적, 월성
왕성 근처에서/ 왕실 사찰, 황룡사 터와 분황사를 둘러보며/ 첨성대와 계림에서
2. 신라문화의 보고, 왕릉
대릉원 앞에서/ 왕릉이 남긴 유물
3. 신라인의 성지, 남산
남산 동쪽 기슭에서/ 남산 서쪽 기슭에서
4.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에밀레종/ 박물관 뜰을 거닐며/ 미술관 안으로/ 고고관에서/ 답사를 마치며
에필로그_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양의 입장에서 경주는 지구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도시 정도로 여겨지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크로드 문화사를 연구하는 한양대의 이희수 교수에게서 들은 말이 기억난다. 세계 4대 고대 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콘스탄티노플의 귀족 부인들 사이에서 어떤 머리핀이 유행했다고 치자. 그러면 이 머리핀이 경주에 사는 귀족 부인의 머리에 꽂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러한 물품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경주에 전해졌을 것이고, 아마도 그 일부는 일본까지 전해졌을 것이다.
경주는 잘 알려진 것처럼 도시 전체가 다섯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경주역사유적지구(Gyengju Historic Areas)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 다섯 가지 지구는 경주를 대표할 만한 것이라 우리 역시 이 유물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것들만 보아도 신라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다섯 지역 혹은 유적지는 불교 미술의 보고라 할 수 있는 남산지구, 천년 왕국의 궁궐터인 월성지구, 신라 초기의 왕들의 능이 모여 있는 대릉원지구, 신라 불교의 중심 노릇을 했던 황룡사지구, 그리고 고대 신라의 방위 시설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명활)산성지구다.
한국인은 건축물 입구에 길을 만들 때 여간해서는 직선으로 만들지 않는다. 이러한 예는 서울에 있는 창덕궁이나 종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창덕궁이나 종묘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인 정전이 입구에 있는 정문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문과 정전이 같은 축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건축을 할 때 주인공이 되는 건물이 입구에서 한눈에 보이는 것보다 조금씩 보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주인공 격이 되는 건물이 한 번에 ‘짠’ 하고 나타나는 것보다 보일 듯 말 듯하다가 마지막에 전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불국사 역시 절의 본 건물로 들어가는 길을 그렇게 만들어놓았다. 길을 완만하게 휘게 만듦으로써 길의 어느 지점에서도 절이 한눈에 보이지 않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