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 ISBN : 9788946055384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제주4·3 구술자료 총서 5권과 6권을 펴내며
1부 다시 하귀중학원을 기억하며
1. 우리가 하귀중학원 1회
2. 매형 덕에 하귀중학원에 2회로 들어갔어요
2부 4·3과 여성
1. 한 여성 후유장애자의 한(恨)
2. 4·3 장한 어머니상을 받다
3부 고향마을에서 살아남기
1. 경찰청 통신과에서도 근무해봤어요
2. 주정공장 운전수였죠
3. ‘변사(變死)’로 올린 부모님 사망신고서
4. 우리 예원동은 상귀리에서 수산리로 행정구역이 바뀌어부럿어요
5. 할머니 묘소를 찾아강 절을 허멍, “잘못했습니다” 하고 싶어요
6. 죽을 고비 넘은 것만도 서너 번
7. 북부예비검속유족회 회장입니다
8. 형님 이재만 검사와 이창우 경사를 말한다
9. 당시 믿을 건, 우리 집안뿐
제주4·3연구소와 제주4·3 구술자료 총서
주요 4·3 용어 해설
제주시 애월읍 지도
주요 제주어 용례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때 선생님덜…… 다 죽었어요. 역사 선생님은 4·3 때 지금 농협 쪽에서 창에 찔련 죽어불엇고……. 고성, 항파두리 출신 강 선생이라났는데, 그 선생 말고도 역사나 공민을 담당헌 사름덜은 뭐인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부 알려주기 위허연(위해서) 문헌이나 책자덜, 심지어는 알기 쉽게 얘기허믄 마르크스·레닌주의까지……. 유물론, 유물사관 같은 걸, 이런 거는 대학교 4년 다녀도 못 들어볼 거예요. 그 정도였어요. 경허고 솔직히 말해서 데모도 많이 했어요. 4·3 나던 1948년……. 제주도에서 2·7사건 때, 그때 많이 했어요. 그 전에도 저 구엄에 가가지고 데모허다가 경찰관에 포위당해서 많이 검속되기도 했었죠. 그때 (데모) 헌 사름덜 거의가 형무소로 갔어요.
지금 기억나는 일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자운당에서 72명이 죽은 사건이고, 다른 건 무장대가 기습헌 사건이에요. 음력 11월 20일쯤이었어요. 이 날, 우리 동귀 공회당 마당에 사름덜을 전부 집합시키고 호명헌 거예요. 72명이 갔다가 한 일주일 만에 자운당에서 학살됐어요. 하귀1리 공회당 앞에서 2년 선배…… 이름은 말허지 않겠어요. 그 양반이 명단을……. 그 사름은 고성 사름이에요. 뻔히 아는 입장이니까 말허겠는데요, 전부 임의로 만들었죠. 그 근거가 어디 있어요? 그 명단……. 그걸 지금 밝히고 싶은데 제가 보면은 죄 없는 사름덜이 전부예요. 날고 기던 놈덜은 다 산으로 가불고, 양민만 남아 있다 다 당헌 거예요.
전기고문 허젠 허민 먼저 물을 먹여요. 전 물을 먹으민 전기 통허는 것을 아니까 안 먹으려고 발버둥치죠. 그러믄 주먹으로 턱을 그냥 냅다 갈겨요. 물을 안 먹는다고, 악질이라고 지랄지랄 허죠. 사실 물을 먹으민 창자가 땡겨서 미치는 거예요. 게니 엄지손가락 두 개에 전기선이 감아졍 손가락이 끊어지는 것 닮아도 그건 아픈 줄도 모르는 거예요. 하이고……. 그 전기고문을 제가 세 번 받았어요, 세 번. 이젠 이것이(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그때부터 이상헨 게 집이 완 약도 먹고 뭣도 헤봣주만(해봤지만) 치료를 못 했어요. 이젠, 여길 봐요. 늙어가니까 20년 전부턴 영 손이 빙신이 됐어요. 손이 막 실렵고(차가워지고) 해요. 병원에서도 뭣이라고 못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