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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 ISBN : 9788946055391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제주4·3 구술자료 총서 5권과 6권을 펴내며
제1부 죄가 있든 없든 숨어야 살던 시절
1. 빌레못굴, 살앙 나가는 훈련헷수다
2. 물애기가 무슨 죄가 있어서…… 사람이면 할 수 없는 짓
3. 죄가 있든 없든 잡으러 와서 막 데려 갔어
4. 바람 부는 양 이레 붙고 저레 붙고
5. 중2 때 경찰서 유치장서 6개월 살앗주
제2부 행방불명된 사람들
1. 농사 짓다 잡혀가 행방불명된 아버지
2. 신던 신발 벗어 던지고 떠난 아버지
3. 우리가 경찰에 압박당했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지
4. 어떻게 범죄자가 돼서 그렇게들 죽었는지 몰라
5. 꽃피는 사람덜 탁탁 허여가민
제3부 검질 매는 사름헌티 총 잇어?
1. 두 살에 다리 총상, 어머닌 얼굴 다쳐 평생 고생
2. 4·3 초기 습격한 사람으로 누명, 억울한 옥살이
3. 눈뜨고 못 볼 죽음들, 애꿎은 젊은이들만 다 죽었어
4. 돈 때문에 죽은 시아버지, 하도 기막혀 잊지 못허주
5. 말 판 돈 때문에 아버지 희생됐수다
6. 남편 대신 죽겠다는 시아버지 같이 죽여
제4부 교사는 등사판 지키고
1. 등사판 지키는 숙직도 했어요
2. 발령 받고 간 국민학교가 군주둔지 돼 있었어
구술 정리를 마치며
제주4·3연구소와 제주4·3 구술자료 총서
주요 4·3 용어 해설
제주시 애월읍 지도
주요 제주어 용례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군인, 경찰, 민보단원들이 굴 안으로 들어오자 난 숨어버렸어요. 그 사람들이 “살려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나와라” 해서 다들 밖으로 나갔어요. 그 사람덜이 굴 밖으로 나가자마자 굴 입구에서 바로 죽였어요. 경찰은 어린아이의 다리를 잡아 바위에 거꾸로 메쳐 죽여버렸습니다.
“제일 처음엔 아기 안은 여자가 나오더라” 하는 거라. 그건 우리 외삼촌이라. 애기는 한 일곱 달쯤 됐을 거라. 그 굴이 그냥 걸어 나오지 못해. 이렇게 올라와야 나오는 데라. 게난 경찰관 보고 “아일 맡아줍서” 헌 모양이라. 경찰관은 납읍 사람이여, 납읍. 그 사람이 아일 맡아가지고 애기를 돌에 내부쳐서 죽여버렸어. 그러니깐 그 꼴을 보면서 이젠 나와가지고 어멍이(엄마가) 꼭 같이 달라붙은 것 같애. 그러니깐 어멍을 개머리판으로 부숴버린 것 닮아. 이 해골 박세기가 바싹 부숴져버렸어. 거 내 추측인데, 애기는 순경이 내부쳐서 죽인 건 맞아. 돌에.
세상에, 애기를 돌에 내부쳐서 죽였다는 거라. 글쎄, 일곱 달 된 애기라. 참 애기도 잘 났데. 지금 살아시민 육십일 거여. 그 애기를 돌로 내부쳐서 죽여버렸어.
어쩌면 제주4·3사건에 연루가 안 됐어도 그 당시에 목포형무소에 수감됐던 사름덜도 무더기로 같이 거기서 희생됐지 않느냐, 저희덜은 그렇게 분석을 하고 있어요. 이런 것을 우리 유족덜이 찾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이제 4·3 위령공원(4·3 평화공원)이 조성되었고, 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고, 대통령이 도민에게, 그리고 유족에게 사과를 했었고, 또 위령제 참석을 했고, 이런 시점에서 이제 정부가 숨길 것이 뭐가 있겠느냐 이겁니다.
한 줌 숨김없이 빨리 털어 놓고 말이지요. 지금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있지만 여기서도 보면 이런 것을 구체적인 것들을 지금 찾지를 못하고 밝히지 못하는 단계에 있어요. 유족의 바람이 있다면, 지금 80세에서 90세 난, 제일 나이 많은 그 유족, 아닌 도민덜이 생존해 있을 때, 정부가 또 미국이 이런 숨겨둔 자료가 있다 허면 숨김없이 빨리 털어놔줬으면 하는 게 아니냐 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