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회보장과 의료

제1장 중국 사회와 의료 및 위생
‘작은 정부’ / 선페스트와 청조의 의료·위생 개혁 /일본 모델의 도입

제2장 사회주의혁명과 의료 및 위생
변경지역에서의 의료 및 위생정책 / 한국전쟁과 의료 및 위생의 제도화 / ‘송온신(送瘟神)’

제3장사회주의혁명과 생활보장
사회주의혁명 이전의 생활보장 / 계획경제 시기의 사회보장

제4장개혁·개방 시기의 생활보장
국유기업의 부담 경감을 지향(1987~1992년) / 사회보험 이행에 따른 무거운 부담에 대한 대응(1993~2000년)

제5장의료의 시장화
‘간병난, 간병귀’ / 현대판 ‘중국의학과 서양의학 간 논쟁’ / 의료제도 재건을 위한 모색

제6장조화로운 사회의 사회보장
농촌과 농민공의 사회보험 / 도시에서 사회보장의 재편과 한계

제7장사스의 충격
신흥 감염증으로서의 ‘사스’ / 감염증의 역습 / 감염증과 국제사회

제8장 사회복지의 다원화
최저한의 생활보장과 복지 담당자의 모색 / 세계화 시대의 자유주의 레짐: 홍콩의 경험

한국전쟁이 중국의 정치, 특히 사회주의화에 미친 영향은 대단히 컸다. …… 한국전쟁이 미군의 본격적인 개입과 중국군의 참전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1952년 2월, 미군기가 안둥(安東), 푸순(撫順), 펑황청(鳳凰城)에 곤충을 살포하고 세균전을 실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미군이 세균전을 실시했다는 캠페인을 계기로 애국위생운동이 일어나고 위생행정이 재편되었는데, 이는 공산당 정부의 통치권력을 중국 사회에 침투시키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오쩌둥이 “합작의료는 훌륭하다”라고 말하자 합작의료제도는 맹렬한 파도처럼 전국에 퍼졌다. 그러나 의료 및 위생행정은 각 시기 정치와 대단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의 시기에는 ‘맨발의 의사(赤脚醫生)’로 상징되는 대중노선이 강조되었다. 1978년에는 ‘맨발의 의사’가 약 480만 명에 이르렀고, 합작의료도 거의 90%의 생산대대를 망라했다. …… 이리하여 합작의료제도가 중국의 농촌을 거의 포괄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것은 중국의 의료 및 위생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것이었다. 의료 및 의생제도의 근대화, 특히 중국 농촌의 출산의 근대화에서 여성 ‘맨발의 의사’의 역할은 컸다.

사회주의혁명에 의해 중국의 생활보장 시스템은 과거에 없던 규모로 정부 아래에 집중되고 관리되어 공적사업으로서 기층에까지 침투했다. …… 그러나 이 시기의 생활보장은 계획경제에 기초했기 때문에 시장경제하의 사회보장제도와는 다른 독자적인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국가의 역할은 소득의 재분배가 아니라 1차 분배로 설계되었다. 시장경제하에서는 노동자의 임금과 자본가의 이윤이라는 1차 분배에 대해 정부가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의 형태로 징수하고 사회보장제도를 통해서 재분배한다. 따라서 재분배는 1차 분배에서는 실현할 수 없는 생활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그렇지만 계획경제하의 중국에서는 생활보장이 1차 분배에 포함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