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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감독/배우
· ISBN : 9788946060531
· 쪽수 : 592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01 어린 시절 그리고 전쟁의 포화 속에서
1 내가 태어난 고향 | 2 공기총에 맞은 것이 최초의 기억 | 3 평산 신씨 동네의 유래 | 4 세상에 겁 없던 아이, 쇠똥 넣은 코끼리 과자 | 5 장마 진 강물을 헤엄쳐 건너려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다 | 6 초등학생 때의 공산주의 교육 | 7 6·25전쟁의 시작, 인민군이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하다 | 8 전쟁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다 | 9 피난길에서의 이별 | 10 중공군의 전투 병법 | 11 소련제 38구경 장총을 쏘며 혼란을 주다 | 12 장난감으로 취급하다 폭발한 지뢰 | 13 천안시장에서 담배와 초콜릿 장사를 하다 | 14 비밀이 얽혀 있었던 대전 선화동 지하실에서의 생활
02 낯선 타향에서 꿈을 좇다
15 다시 살아난 나의 그림재능 | 16 <꼬마 루루>를 보며 만화가를 꿈꾸다 | 17 홀로 그림 그리기로 허기를 달래고 | 18 스승을 찾아 서울로 상경하다 | 19 간신히 입학한 서라벌예술대학 | 20 역마차를 타고 수원에서 통학을 하다 | 21 시사 만화가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의 길로 | 22 여관에 만화영화 CF 회사를 차리다 | 23 초창기의 한국 애니메이션과 ‘메이드 인 재팬’ | 24 애니메이션 CF가 아닌 실사 CF를 제작하다 | 25 카메라맨의 재치 있는 순발력 | 26 방황의 어두운 그림자
03 핑크팬더에서 광선검, 트랜스포머까지
27 아메리칸 드림, 미국 땅으로 | 28 샌프란시스코에서 도라지꽃에 얽힌 인연 | 29 미국에서의 생활과 교육 | 30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으로 | 31 SF의 의 밀스 사장이 내 영주권 스폰서가 되다 | 32 격을 낮춘 애니메이터 어시스턴트 생활 | 33 ‘배수’로 매일 저금하려던 한 달 동안의 계획 | 34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만들어 얻은 명성 | 35 아이들을 위한 미국의 일반 주택 | 36 장난이 심해서 골치 아팠던 동료 존 | 37 불안과 긴장 속에서 맡은 감독직 | 38 미국의 애니메이션 역사와 그 수난 | 39 금의환향, 한국에 일을 가지고 돌아오다 | 40 애니메이션 제작의 최고 사령탑, 라인 프로듀서가 되다 | 41 신주쿠의 황제를 따라 도쿄의 한국 주점을 모두 섭렵하다 | 42 <더 트랜스포머스> 미니 시리즈
04 다시 한국으로
43 서울 ‘애이콤 프로덕션’의 탄생 | 44 애이콤 프로덕션의 미래 | 45 장편 애니메이션 <더 트랜스포머스> 이야기 | 46 신앙 속에서 하나의 가정으로 | 47 나의 창의력을 믿어준 부사장 리 건더 | 48 나는 항상 머뭇거리며 부족한 반벙어리 | 49 워너브라더스 <타이니 툰>과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인연 | 50 워너브라더스와 홀인 원 퍼팅게임 | 51 해결사로 프랑스 앙굴렘에 가다 | 52 심슨과의 26년이 넘는 동행, 그리고 뱅크시가 보내온 사과의 그림 한 장 | 53 스티븐 스필버그와 <공룡시대> 홈 비디오를 만들다 | 54 13년 동안 공들여 만든 작품 <내 친구 아서> | 55 한국 애니메이션의 폭발적 인기와 그 쇠퇴 | 56 성공적으로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하다 | 57 내가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애니메이션 정보 저널 《애니메이툰》 출간 | 58 국제애니메이션필름협회와 ASIFA 코리아
05 <왕후심청>, 북한에서 상영되다
59 장편 애니메이션과 판소리 〈심청가〉의 연구 | 60 안시에서 만난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 파견원 | 61 고려항공으로 평양 순안비행장에 내리다 | 62 대망의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 방문 | 63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 성원들과 식사를 하다 | 64 국가의 주요사업으로 발족한 북한의 애니메이션 창작기구 | 65 평양미술대학교와 애니메이션 | 66 할리우드 스타일과 평양 4·26 시스템 | 67 꿈속에서 그리던 내 고향 남천 | 68 북한의 언어와 주변의 환경 | 69 국제정세의 변화와 <왕후 심청> 제작 | 70 평양에서 작곡하고 연주한 <왕후 심청> OST | 71 윤곽이 보이기 시작한 4·26의 <왕후 심청> | 72 평양 영화방송음악단의 연주 녹음 | 73 반세기 만에 상봉한 누님과 매부 | 74 <왕후 심청>, 디지털 RGB 색상에서 인쇄용 CMYK 색상으로 | 75 <왕후 심청> 필름과 김정일 위원장의 부름 | 76 대한극장 <왕후 심청> 초청 시사회 | 77 <왕후 심청>, SICAF 2004 그랑프리 | 78 어느 유학생이 내게 보낸 논문
06 네 자신이 대피 덕이 되어라!
79 꿈속에서 본 현실들 | 80 애니메이션 교육의 중요성 | 81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 82 “네 자신이 대피 덕이 되어라!”
에필로그
저자약력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동네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담벼락마다 낙서를 해댔다. 진흙에 볏짚을 섞어 만든 황토벽. 지금이야 건강에 좋다며 사용하지만 그때의 황토벽은 소박하고 가난한 시골 풍경의 한 자락일 뿐이었다. 산에서 나오는 하얀 석필을 가지고 그 황토벽 담벼락에 기차 그림을 그렸다. 매우 선명하게 잘 그려졌다.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책에 나와 있는 그 기차 모양 그대로, 저 멀리 산이 있고 긴 기차가 달려가는 풍경이 그대로 그려졌다. 그냥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듯 그리고 싶었다. 담이 길면 기차의 객차는 길어지고, 짧으면 두어 칸 정도가 된다. 기관차가 있고 그다음 객차가 달리고, 화물칸, 끝으로 차장이 타는 조그만 칸이 있는 기차. 물론 기관차의 화통에서 나오는 둥그런 연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내가 그린 기차는 여기저기서 잘 달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내가 평생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살게 된 최초의 운명적인 시작이 아니었을까 여겨진다.
“동작을 멈추고, 한 줄로 서라!” 선생님의 목소리는 찢어지는 듯했다. 지금 같으면 별것 아닌 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선생들은 조선 학생들에게 철저하게 버르장머리를 고치는 식의 교육을 했다. 아이들 예닐곱이 서둘러 줄을 서서 잔뜩 얼어 있었는데, 선생은 느닷없이 팔을 벌려 온 힘을 다해 학생들의 따귀를 때리기 시작했다. 정신 상태가 돼먹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이었다. 그 손바닥 힘이 얼마나 세던지 우리는 모두 몸이 공중으로 떴다가 차례로 마룻바닥으로 고꾸라지며 처박히고 말았다. 모두들 파랗게 질려 있었을 것이다. 형제 많은 집 막내로 태어나 여덟 살까지 어머니의 가슴을 만지며 업혀 다닌 나로서는 이런 일들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비행기 위로 올라가려고 접근하니 눈에 잘 띄지 않는 아주 가느다란 줄이 햇빛에 반짝이며 비행기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햇빛이 역광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나는 즉각 소리쳐 철규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그것을 건드리면 폭발할 것이라는 걸 즉각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그것은 지뢰를 매설해 놓은 것으로 나에게 지식이나 상식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쟁 속에서의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공산군이 그곳을 떠나면서 설치해 놓은 지뢰였다. 내 느낌이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