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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한국전쟁 이후~현재
· ISBN : 9788946070066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_ 그의 ‘학살’, 글 이상의 아픔과 분노를 담다(성공회대학교 한홍구 교수)
들어가며_ ‘한 조각’ 역사, 애달픈 꽃처럼 살다 가다
1장 영암: 달 밝은 월출산은 그렇게 목 놓아 울어댔다
좌우익 분풀이가 불러온 광분의 ‘집단 학살’
2장 구례: 지리산 품은 구례의 한, 섬진강 따라 굽이치다
좌우 대립 정점에서 ‘학살의 피’ 흘린 사람들
3장 화순: 골골이 서린 상흔, 어찌 말로 다하리오
인민군 복장한 국군, 대량학살 불러오다
4장 함평: 불갑산 꽃무릇에 배인 선불의 절규
5중대의 인간 사냥, 그리고 마지막 살육 ‘대보름 작전’
5장 순창: 꽃 같던 청춘, 회문산 능선 따라 흩뿌려지다
패잔의 기록, 빨치산 투쟁과 조선노동당 전북도당
6장 남원·임실: 그들이 겪은 것은 ‘진짜 전쟁’이었다
이데올로기 사슬에 순장이 된 사람들
7장 제주: 미안해서, 그리고 가엾어서 나는 울었다
이승만과 미국의 협잡, 제주는 ‘붉은 섬’이 됐다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연표: 호남·제주 편
참고한 자료
구술자 명단
저자소개
책속에서
백인기 중령 전사 이후 위기감에 휩싸인 국군의 토벌 작전은 더욱 흉포해졌고, 주민들은 더 많은 피를 흘러야만 했다. 특히 백인기 중령 사망 뒤 부연대장이던 백선엽 소령이 연대장 대리로 부대를 이끌면서 토벌 작전은 한층 더 과감해졌다. 일제강점기 독립군을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출신답게 백선엽의 작전은 거침이 없었다. …… 백선엽은 11월 20일 공을 인정받아 17연대장으로 승전했고, 송석하 중령이 그 뒤를 이어 12연대장으로 부임했다. 백선엽이 이끈 국군 제17연대는 이후 빨치산 토벌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고, 그 전공은 민간인 학살의 피 위에 세워졌다. _ 2장 구례
“전쟁이 그렇게 대충 끝났다.” 지난날을 회고한 장 씨가 인터뷰 말미에 꺼낸 말이다. 전쟁은 전장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총칼을 든 군인들만의 몫도 아니다. 아군과 적군 사이에 끼어 있는 민간인들은 몇 곱절 이상의 피와 고통, 그리고 가슴 메는 아픔과 살 떨리는 공포를 겪어야만 한다. 이들에게는 이것이 ‘진짜 전쟁’이고 또한 ‘지옥’이다. _ 4장 함평
몇몇 빨치산들은 수도 없이 생사를 넘나든 탓에 ‘사형’을 마치 장난처럼 여기며 시시덕댔다. 죽음은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 재판이 끝난 뒤 광주형무소로 이감된 사형수들은 말없이 집행을 기다렸다. 곧이어 이들이 감금된 사방(舍房)에 다부진 표정의 군인들이 마룻장을 쿵쾅거리며 들어왔다. 집행관의 지시가 공간을 가득 메웠고, 또 한 번 ‘찰카닥’ 장탄 소리가 심장을 파고들었다. 고요한 정적 속에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왠지 모를 자유로움도 함께 느꼈다. 꽃 같은 청춘, 몹시도 고단했다. 마른 침을 겨우 삼켜낸 그 순간, 날카로운 총성이 허공을 갈랐다. _ 5장 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