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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지리학/지정학 > 지리학
· ISBN : 9788946071049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01 남산은 남쪽에 있는 산? 강남은 강의 남쪽?
02 이름 짓는 인간: 인간의 장소 인식과 네이밍
03 지명에도 생애가 있다
04 지명의 유래와 스토리텔링
05 지명에 권위 부여하기, 지명의 표준화
06 지명은 언어로 표현된다
07 나도 모르는 나의 이름이 있다: 외래 지명 이야기
08 지명은 정치적 행위의 대상이다
09 분쟁과 갈등의 대상, 지명
10 문화유산으로서 지명
11 지명을 이용한 브랜드, 지명이 된 브랜드: 지명의 경제적 가치
12 Gyeongbokgung, Gyeongbok Palace, Gyeongbokgung Palace: 한국 지명의 국제적 표기
13 지명, 평범함 속에 있는 특별한 재미
저자소개
책속에서
남산은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주에도 있고, 공주에도 있고, 대구에도 있다. 우리나라의 지명을 관리하는 정부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하고 있는 지명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남산은 전국적으로 모두 170개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같은 뜻을 가진 이름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영어권의 사우스마운틴(South Mountain), 프랑스어권의 몽탠뒤쉬드(Montagne du Sud), 독일어권의 쥐트베르크(Sudberg) 등,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 그러나 서울의 남산과 경주의 남산, 그리고 미국 애리조나의 사우스마운틴은 매우 다른 정체성과 느낌을 가지고 주민들 또는 그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다가온다. _ “01 남산은 남쪽에 있는 산? 강남은 강의 남쪽?”
때로는 피하고 싶어 하는 의미를 가진 요소도 있다. 충남 청양군의 장평면(長坪面)은 1987년까지 적곡면(赤谷面)으로 불렸다. ‘적곡’은 고려시대 사찰로 추측되는 도림사가 있었던 적골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나오는 유서 깊은 지명이었다. 그런데 ‘붉을 적(赤)’ 자가 문제였다. 반공 이데올로기의 압력은 엉뚱한 논란의 불씨를 일으켰고, 그 지역을 일컫던 이름 장수평야에서 현 이름을 채택하게 했다. 현재 적곡은 도림사지가 있는 곳의 리(里) 이름으로 스케일 다운되어 남아 있다. ‘조선 해협’으로도 불리던 바다를 ‘대한 해협’으로 표준화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_ “02 이름 짓는 인간”
자연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지형물을 만들어내어 새로운 지명의 탄생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지형물을 없앰으로써 지명을 소멸시킬 가능성도 있다. 지구온난화, 폭우, 가뭄, 태풍, 지진 등의 기후변화로 인한 지형물의 변화와 해수면 상승은 그 중요한 요소다. 해수면 아래로 잠길 가능성이 예고된 남태평양의 투발루섬(Tuvalu Island)과 이곳에 속한 지명들은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의 확대는 그곳의 마을 주민을 떠나게 함으로써 그 이름도 함께 사라지게 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삼각주에 해수면이 1.5m 상승하면 2만 2000km2의 면적에 영향을 미치고 1800만 명의 거주민이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은 다양한 지명의 소멸도 예고하고 있다. _ “03 지명에도 생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