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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415676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1장 복숭아
아이들을 키우는 사과 상자
복숭아
최서방과 박스 할머니
루비야 루비야
하루 종일 걸레질하는 여자
그들만의 풍경
마음의 빈 바구니를 넉넉히 채워 주는 과일들
아스팔트 바닥에 뿌리내리기
빨리빨리
수박
입찰놀이 하는 아이들
이런 베스트 5
2장 장미 한 다발 과일 한 바구니
장미 한 다발 과일 한 바구니
꼬마야, 누가 진짜 니네 엄마니?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
아침마다 주워오는 희망의 발자국 하나
너의 고향이 되어 주는 나
쌈 닭
내가 너를 호출하는 소리
엄마! 가만히 좀 앉아 계세요
아버지와 오리털 점퍼
우리는 진짜 맛있는 맥주를 마시러 간다
3장 연탄불
연탄불
그토록 바라던 풍경 속으로
나는 살벌한 사람들이 좋다
우리는 왜 여자인가요
그대 이름은 배신자
미친 사람들의 나라
커피를 마시는 세 가지 방법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녀와 함께 온 그녀의 세 아이들은 썩은 사과 하나를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치우고 이제는 썩어서 고름 같은 물이 죽죽 흘러내리고 있는 귤들을 먹고 있었다. 혹시라도 야단이라도 맞으면 어쩌나, 내 눈치를 살살 보면서 상한 귤들을 먹고 있는 그 아이들의 손은 이미 죄다 더러워져 있었다.
"야! 니네들 그런 거 주워 먹으면 배탈나는 거 모르니?"
저 아줌마가 이제 야단을 치려나 보다,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했는지 슬금슬금 제 엄마 뒤로 가서 몸을 숨겼다. 그 순간의 내 목소리는 잔뜩 갈라진 고음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슬금슬금 눈가에 맺혀 오는 눈물이 창피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가게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 썩은 과일을 좋다고 먹고 있는 아이들, 그것도 서로 먹겠다고 싸우기까지 하면서 먹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어린 시절의 나를, 늘 때가 시커멓게 낀 손톱으로 상한 과일을 먹고 있던 시장통의 어린 나를 보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