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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46417663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_ 인이불발, 당기되 쏘지 않는다
이소룡의 추억: 스타일은 양식이 아니다 / 이종범, 혹은 내야수의 긴장 / ‘변덕’이냐 ‘변화’냐 / 차붐, 적지에서 배운다 / 생각은 공부가 아니다 / 물듦 / 알면서 모른 체하기 1 /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 지(비)우면서 배우기 / 대화로서의 공부 / 공부, 혹은 고독의 박자 / 실명제 공부 / 공부의 시간, 시간의 공부 / 심자통心自通 1 / 심자통心自通 2 / 심자통心自通 3 / 스승과 제자, 혹은 ‘인연법’으로서의 공부 / 복자연復自然, 혹은 ‘예열豫熱이 없는 공부’ / 무너지기의 희망: 선가귀감仙家龜鑑의 해석학 / 후유증 없이 / 글의 공부, 칼의 공부 / 책을 읽다가 싫증이 생기면? / 몸이 좋은 사람들 / 타자의 기억: ‘모른다’, ‘모른다’ / 공부길, 술어述語의 길 / 알면서 모른 체하기 2: ‘계몽된 무지’docta ignorantia / ‘손’이라는 공부길
후기 / 개념어집 / 인명 색인 / 인용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주먹이든 말이든, 칼이든 펜이든, 그것은 사태의 진실을 향해 유연하고 실제적으로 파고드는 방식에 주력해야 한다. 연암 선생도 학문과 문장을 논하면서 억지로 기이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할 일이 아니라고 경계한다. 요점은, 자신의 스타일로 사실에 충실한 글을 쓰면 그것이 곧 기이하고 새롭게 된다는 것이다. 언거번거한 말은 외려 어눌한 것보다 못하고, 형(型)만 요란스러운 동작은 실없기 때문이다. 이소룡의 추억! 그것은 그대로의 어떤 공부의 환상이다.
공부란 실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 이에 비하면 영리한 것은 ‘변화’가 아니거나 혹은 기껏 ‘변덕’이다. 아, 우리의 세속은 바잡거나 반지빠른 변덕의 세상이다! 물론 변덕은 몸이 아니라 생각이 주체일 경우에 가능한 삶의 태도인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가 변화의 비용이고 그것이 결국은 몸의 주체적 응답의 방식일 수밖에 없다면, 공부란 삶의 양식을 통한 충실성 속에 응결한 슬기와 근기일 수밖에 없다.
내가 만학도들에게 철학과 인문학을 강의하면서 부딪치곤 했던 그 철옹성 같은 벽은 관념의 조수간만으로는 끄덕도 하지 않는 나이와 경험의 타성이자 몸과 생활의 무게였을 것이다. (아예 몇몇은 “교수님, 아이를 낳고 길러 봐야 진정한 철학을 하지요!”라고 일갈했다.) 그 벽은 실로 닻이면서 덫일 수밖에 없는데, 몸과 버릇 속에 각인된 과거를 고집하는 순간 그것은 든든한 닻이 되고, 공부라는 미래를 향해 몸을 돌리는 순간 그것은 그만 끈끈한 덫이 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