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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46419186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악몽 같은 손님 | 스스를 구한 나 | 구렁이란 무엇인가 | 반은 구렁이, 반은 인간 | 구렁이가 보여? | 목숨 아홉 개로도 부족해 | 독사는 내게 맡겨 | 용이 되면 좋겠다 | 구렁이와 인간 | 구렁이의 통로| 소원 | 스스의 변신
리뷰
책속에서
‘방에 누가 있나?’
질문에 힌트라도 주듯, 눈앞으로 길쭉한 것이 쑥 지나갔다. 심장이 멈출 뻔했다. 열 살 인생에 이만큼 놀라기는 처음이다. 웬 길쭉한 것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눈 사이에 힘을 주고 자세히 노려보니 긴 혀 같은 게 날름날름 재빠르게 움직였는데…… 혀 주인은 다름 아닌 뱀이었다.
‘뱀? 말이 안 되는데. 가위 눌린 게 아니라 뱀 때문이라고?’
윗니 아랫니가 덜덜 맞부딪칠 만큼 떨렸다. 게다가 어느새 뱀이 몸을 다시 감아 왔다. 무시무시하게 번뜩이는 눈과 마주쳤는데, 날 물지 말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엄마! 엄마! 살려 줘!”
뱀이 내 몸에서 스르륵 떨어져 나가자 그제야 입이 떨어졌다. 감았다가 풀었다가 뭔 속셈인지 모르지만 다시 다가오기 전에 도망쳐야 했다.
--- <악몽 같은 손님>
“언젠가는 나도 죽을 걸 안단다. 바라는 건 간단해. 내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구렁이가 아니었으면 하는 거야. 그건 너무 쓸쓸하잖니? 새끼들이 그렇게 가고 나서, 난 어쩌면 구렁이가 이 땅에서 영영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했단다. 연기처럼 흔적 없이 사라진 생명들을 이미 많이 봤으니까. 우리 역시 연기처럼 사라지겠지. 그걸 내 힘으로 막을 수 없다면 구렁이가 이 땅에서 살았다는 기록만이라도 남기자고 결심했어. 그래서 너에게 부탁하는 거야.”
“구렁이 말로 직접 기록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뱀에 관한 책은 이미 아주 많을 거예요. 원하면 도서관에서 빌려다 드릴 수도 있어요. 갖고 싶으면 한 권 정도 선물할 수도 있고요. 용돈이 많진 않지만요.”
구렁이가 자기의 역사를 왜 인간의 말로 남기려는 건지 이상했다. 어차피 읽지도 못할 텐데.
--- <스스를 구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