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46420335
· 쪽수 : 196쪽
책 소개
목차
별도의 목차 없이 12개 챕터로 구성(이하 장별 내용 요약).
1장-길고양이와의 첫 만남 / 2장-어린 시절 함께한 동물들과의 추억
3장-중성화수술과 골골송, 한 가족이 된 나비 소개 / 4장-창문 넘어 사라진 나비
5장-함께 놀 때 인간과 고양이 중 누가 더 즐거워할까
6장-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고양이 이름 짓기와 작명론
7장-고양이 구멍문 설치가 가져온 놀라운 자유 / 8장-나비의 사냥과 야수 본능
9장-나비의 과거 추측하기와 고양이 심리분석 / 10장-개와 고양이, 고양이에 대한 비난과 칭송
11장-지금 이 순간을 사는 고양이들, 내가 배워야 할 고양이의 덕목
12장-나비와 맞이하는 두 번째 봄, 거리 두기와 길들이기
리뷰
책속에서
아들이 남겨둔 개 사료도 다 떨어져 이제 우리가 먹고 남은 음식을 고양이에게 내줬다. 소시지, 닭고기, 생선 그라탱. 물론 고양이는 다 먹었지만 뭔가 좀 머뭇거렸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참치 냄새가 나는 건사료 한 봉지를 사 들고 왔다. 식료품점의 잘 아는 계산원 앞에 고양이 사료를 놓으면서 조금 멍청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고양이 사료를 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나 자신의 이미지와도 들어맞지 않았으므로 해명할 필요를 느꼈다.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집 마당 헛간에 눌러앉았는데 가여워 보이더라고요.”
“그럼 그냥 거기 쭉 있겠네요.”
여자는 스스로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지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그래 쭉 있겠지. 살짝 한숨 쉬며 생각했다. (1장)
여신 바스트 또는 바스테트는 원래 암사자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집고양이로 변모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걸 퇴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바스테트는 고대 이집트인의 가슴속에서 사랑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여신의 그림과 동상이 다수이고 일부 그림에서는 한배에서 나온 아기 고양이에게 둘러싸여 있다. (…) 고고학자들은 이 여신의 이름으로 봉헌된 여러 신전에서 고양이 미라 수만 구를 발견했다. 집고양이가 죽으면 가족들은 상실감을 느꼈고 돈이 넉넉히 있으면 집안의 귀염둥이를, 아니면 집안의 수호 여신을 방부 처리해서 ‘고양이 묘지’에 묻었다.
이집트의 고양이 문화는 매력적인 면이 있다. 고양이는 별다른 잡소리를 안 내는 평화롭고 현실적인 동물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진중함도 갖추었다. 우리 귀여운 나비마저도 집에서 가장 편안한 자리를 잘 찾아내는 면모가 여신답다. (2장)
고양이는 왜 골골댈까? 어떻게 하는 걸까? 고양잇과 동물은 모두 그르렁거릴까? 호랑이가 그르렁댄다면 그 소리는 마치 콘크리트 벽을 억지로 밀고 들어가는 전기 드릴 같겠지. 이런 게 궁금해진 것은 처음이라 자연사에 해박한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그 친구가 내 질문을 누구에게 전하는가 싶더니 결국 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동물학 교수와 함께 나가게 되었고, 그곳에선 내 질문들에 상냥하게 대답
해주려 했다. (…) 과학은 뭔가 대단히 멋진 점이 있다. 아무리 하잘것없어 보이는 질문이라도 언제나 누군가는 가장 진지한 자세로 훌륭한 과학이 요구하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해답을 알아내려 한다.
과학이 밝혀냈듯이 고양이는 성대에 작은 주름이 여럿 있다. 그르렁거릴 때 바로 이곳이 진동한다. 이 소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모두 낼 수 있는데 마치 바이올린 연주자가 활을 올리고 내릴 때 모두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
(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