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5~6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50916336
· 쪽수 : 280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트리는 수건을 접으며 엄마가 이사 가던 날을 떠올렸다.
8월 12일. 안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엄마가 짐을 챙겨 떠나시는 것을 도와 드리고 돌아와 보니 세탁물 건조기 안에 엄마의 옷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엄마가 깜빡 잊고 그냥 두고 간 것이었다. 트리는 그 옷들을 양팔 가득 안아 들고 지하실 계단을 올랐지만 너무 많아서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옷더미가 바닥으로 쏟아졌고, 트리는 결국 방으로 뛰어 들어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 없이 소매로 눈물을 닦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방으로 들어오셨다.
"괜찮니?"
"예, 할아버지."
"왜 그러는지 말해 보렴."
트리는 할아버지에게 엄마의 옷 얘기를 했다.
"나라도 울었겠구나."
할아버지는 다리를 절며 침대에 걸터앉으셨다. 다리를 수술하기 전이었지만 그때도 상태가 무척 좋지 않았다.
"상처에서 딱지를 떼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드러나기도 하지." - p.104~105 중에서
"와, 가족들이 서로 죽도록 싸우지 않고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니 대단한데요?"
소피는 래시가 들어 있는 우리를 든 채로 식탁 옆에 서서 말했다.
"우리 집안은 이혼이 넘쳐나요. 피치 이모는 두 번째 남편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을 받아 냈어요. 만약 이모 10미터 이내로 다가오면 경찰더러 잡아가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모는 늘 줄자를 가지고 다녀요. 우리도 가정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거죠."
엄마가 우리를 쳐다보았다. 엄마는 도마뱀을 싫어한다.
"얜 제가 기르는 이구아나, 래시예요. 물론 래시라는 이름은 개한테 더 어울리지만, 개처럼 키우고 싶어서 그렇게 지은 거죠. 피치 이모는 아직도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냐고 하시지만요. 요즘은 꽤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예요."
"네 이모가 말이니?"
엄마가 물었다.
"래시가요."
소피가 엄마의 얼굴 가까이 우리를 들이댔다.
"보시다시피 별로 안 움직이죠? 원래는 성격이 아주 좋았어요. 제가 얘기를 하면 고개를 끄덕거리곤 했죠. 제 생각엔 날씨 때문에 이렇게 축 처진 것 같아요."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날씨 때문에 요즘 다들 그렇지."
엄마는 의자에 앉은 채 뒤로 물러나면서, 대체 어디서 이런 여자애가 나타난 걸까 생각했다. - p.183~184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