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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43541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긴다이치 코스케 섬에 가다
제1장 고르고의 세 자매
제2장 비단뱀처럼
제3장 하이쿠 병풍
제4장 범종의 역학
제5장 사요 성천
제6장 밤에는 모든 고양이가 잿빛으로 보인다
제7장 보고도 놓친 단편(斷片)들
에필로그 긴다이치 코스케 섬을 떠나다
작가, 탐정 그리고 작품에 관하여 - 일종의 소소한 안내서
리뷰
책속에서
하나코는 자신이 매고 있던 오비로 무릎 언저리를 동여매고 있었다. 그 오비의 한쪽 끝은 아름다운 비단뱀처럼 매화가지에 휘감겨 묶여 있다. 즉, 하나코는 매화가지에 괴기스런 비단뱀처럼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이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있다. 크게 부릅뜨고 있다. 초롱불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그 눈동자가 거꾸로 지긋이 일동을 응시하고 있다. 마치 모두가 놀라고 있는 걸 비웃기라도 하듯.
그 때 갑자기 바다에서 불어온 어두운 바람이 센코사를 둘러싸고 바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숲에 울렸다. 어딘가에서 비단을 찢는 것 같은 요란스런 새소리가 어둠의 공포를 힘차게 찢었다. 그 순간 거꾸로 매달려 있던 하나코의 몸이 흔들흔들 흔들려, 죄다 풀어진 검은 머리카락 끝이 먹구렁이처럼 꿈틀거리며 땅을 기었다. 스님은 당황해서 품에서 염주를 꺼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그리고 묵직한 한숨과 함께 입안에서 뭔가 우물우물 중얼거렸는데, 이 한 마디가 나중에까지 코스케의 마음속에 강하게 남았던 것이다.
코스케의 귀에는 분명 이것이 다음과 같이 들렸다.
氣ちがいじゃが仕方がない。
키치가이쟈가시카타가나이.
'미치광이지만 도리가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