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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2748119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따뜻하다는 것 - 생활론
시정의 소란
술을 싫어하다
나태라는 트럼프
실패정원
고뇌의 연감
부모라는 두 글자
봄
찾는 사람
내 반생을 말하다
바다
아침
체리
가정의 행복
아직 말하지 못한 농담 - 작품론
생각하는 갈대
벽안탁발
소리에 대하여
생각의 패배
창작 여담
<만년>에 대하여
하루의 노고
메두사 철학
답안낙제
일보전진 이보퇴각
여인창조
희미한 목소리
일문일답
예술을 싫어함
순진함
하나의 약속
답장
정치가와 가정
새로운 형태의 개인주의
작은 바람
혁명
소설의 재미
도당에 대하여
여시아문
작품 해설 / 김춘미
작가 연보
작품 발표 연도
리뷰
책속에서
나는 나의 젊음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혼자서 눈물을 흘리며 크게 웃었다. 배제 대신 친화가, 반성 대신 자기 긍정이, 절망 대신 혁명이, 모든 것이 급회전했다. 나는 단순한 남자다. 낭만적 완성 혹은 낭만적 질서라는 개념은, 우리를 구원한다. 좋아하지 않는 것, 싫어하는 것을 꼼꼼히 정리하여 하나하나 배제하려고 노력하는 사이에 해가 저물어 버렸다. - 본문 210쪽에서
뭐니뭐니해도 정말 친한 사람과 집에서 느긋하게 마시는 것보다 큰 즐거움은 없는 것이다. 마침 술이 집에 있을 때 훌쩍 친한 사람이 찾아와 주면 정말 기쁘다. 멀리서 친구가 오니 아니 즐거우랴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 술을 마시면 기분을 속일 수가 있어서 엉터리를 지껄여도 그다지 내심 반성하지 않게 되어 정말 도움이 된다. - 본문 20~21쪽에서
나는 집에서 늘 농담만 한다. ... 남을 대할 때만이 아니다. 소설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슬플 때 도리어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나 스스로는 가장 괜찮은 봉사라고 생각하지만, 남들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다자이란 작가도 요즈음은 경박해, 재미만으로 독자를 낚는다, 극히 안이하다고, 나를 경멸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봉사하는 것이 나쁜 일인가? 점잔 빼고 좀처럼 웃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인가? - 본문 132쪽에서
고고함. 이는 옛날부터 섣부른 아첨의 말로 흔히 쓰이는데, 그렇게 칭찬을 받는 사람을 만나보면, 그저 못된 놈이고, 누구나 그 사람과 사귀는 것은 사절, 이라는 부류의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소위 고고한 사람은 무턱대고 입을 일그러뜨리고 무리를 욕한다. 왜, 어째서 욕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저 무리를 욕하고, 자기의 소위 고고함을 자랑하지만, 외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예전에는 훌륭한 사람이 모두 고고했다는 전설에 편승하여 자기 신세의 적막함을 얼버무리고 있는 것으로도 생각된다. - 본문 266~267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