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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52755193
· 쪽수 : 408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연일체가 되기 위해 연극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심심풀이일 뿐이었다. 심심풀이라는 말이 안 된다면, 약간의 모험이었다. 환자는 이미 어떤 인간도 될 수 없었다. 히데마루 씨는 요리사, 쇼하치는 머슴, 게이고 씨는 자위대원, 도 씨는 목수, 기모 누님은 게이샤, 스토 씨는 회사원, 박사는 의사, 데시바 씨는 다다미 장인, 하는 식으로 전에는 다들 무엇이었다. 후데도 일한 적은 없지만 내과의원 집 딸이었다.
그런데 병원에 들어온 순간, 환자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의 인간이 되고 말았다. 그곳에서는 이전의 직업도, 인품도, 취향도 일체 따지지 않았다. 해골이나 마찬가지였다.
주 씨는 자기들이 해골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환자이면서 환자 외의 것도 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싶었다. - 8장 중에서
주 씨, 주 씨는 부디 자기 집에서 어머님의 추억과 함께 살아주게. 그 집은 주 씨가 주 씨 힘으로 세우고 어머님이 30년간 지켜온 곳이야. 그 그리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주 씨는 오랜 세월을 병원에 있었던 게 아닌가.
지난번 연극에서 주 씨는 천국 장면을 그렸지. 주 씨, 병원을 억지로 천국이라 생각하려 하는 거라면 그건 잘못일세.
병원은 최후의 안식처가 아니야. 오랜 여행에 지친 새들이 쉬어가는 숲일 뿐이라네. 병원에서 죽는 새가 되면 안 돼. 아무리 힘들어도 언젠가는 날아올라 자기 둥지로 돌아가길 바라네. 그리고 주 씨의 지혜를 최대한으로 활용해 살아주게. 그게 내 소원이야. - 20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