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88952760098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안동(安東), 46번 시내버스 투어
- 버스 여행 라라라
영월(寧越), 아날로그 감성을 간직한 영월읍
- 라디오 스타를 추억하다
제주(濟州), 바람과 풍경이 있는 비밀의 섬
- 바다를 향한 문을 여니
통영(統營), 강구안 언덕 마을에 찾아온 봄
- 동피랑 블루스 시즌 2
전주(全州), 막걸리 골목 이야기
- 김 선생 술통에 빠진 날
목포(木浦), 유쾌한 달동네 온금동을 가다
- 온금동 사람들
홍성(洪城), 광천 우시장 여행
- 젖은 새벽에 소 울다
경주(慶州), 사월의 천 년 고도를 탐닉하다
- 다시 한 번 수학여행
남해(南海), 다랭이 마을 이야기
- 그 바다 앞 논두렁에서
강릉(江陵), 담청록 바다에 빠진 커피 이야기
- ??探求 가배탐구
포항(浦項), 구룡포 거리 산책
- 골목에서 마주친 시간
안성(安城), 카메라 들고 출사 여행
- 色이 있는 풍경
담양(潭陽), 시간도 쉬어가는 삼지내 마을
- 느려도 괜찮아
하동(河東), 신기리 재첩 잡는 사람들
- 섬진강 줄기 따라 아이구야
부산(釜山), 달맞이길 갤러리 투어
- 옛길에 스며든 아트
서천(舒川), 판교 빈티지 여행
- 시간 산책
정선(旌善), 고한~사북 탄광 루트
- 막장 속 이야기
안성(安城), 안성 5일장 나들이
- 시골장 견문록
군산(群山), 근대문화 꼭꼭 씹어 먹기
- 월명동 걸어서 한 바퀴
부산(釜山), 감천동과 빈티지 도보 여행
- 비밀의 공중도시
강경(江景), 100년 전 생활의 발견
- 쇠락한 시간의 아름다움
고창(高敞), 풍경 속을 걷다
- 바람이 전해 준 이야기
속초(束草), 바랜 기억을 품은 마을
- 청호동과 마주친 적 있나요
강화(江華), 교동도 대룡시장의 하루
- 시장 골목의 낭만
진주(晋州), 남강 기행
- 바람과 시간, 물이 남긴 전설
해남(海南), 유선관에서의 하룻밤
- 100년 된 여관에서 놀다
리뷰
책속에서
해설사는 서애 선생의 후손인 류 씨를 소개하며 서원의 달밤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병산에는 달이 두 번 뜨지요. 서쪽에서 뜬 달은 병산의 동쪽 자락을 따라 이동하는데, 중간 즈음의 높은 산봉우리에 잠시 가려졌다 다시 뜨거든요. 달이 잠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니 두 번 뜨는 거랑 매한가지지요.”
사람들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온다. 산이 높은 건지 달이 낮은 건지, 병산 자락에 닿을락 말락 바람 따라 흐르는 달의 모습이 얼마나 멋질까 상상해 본다.
바람에 묻어 온 고소한 지지미 냄새에 킁킁대며 따라 갔더니 시장길 한복판에 커다란 천막이 섰다. 그 아래 대여섯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는데 이미 만석이다. 호박전과 고추전, 녹두전 한 접시 올려놓고 동동주를 나눠 마시는 아저씨부터, 장 보다 말고 주저앉아 도토리묵 국수 한 사발로 쉬어가는 아주머니, 수수부꾸미와 찐 옥수수를 맛보는 아가씨까지, 메뉴도 사람도 각양각색이다.
날이 더운 오늘은 살얼음 띄운 동동주가 최고 인기 메뉴다. 달큼한 술 냄새는 종종 장을 보러 나온 어르신 부부를 승강이하게 만드는데, 내용은 대충 이렇다. 입맛 다시며 탁배기 한 잔 마시고 가자는 할아버지와 들은 체도 않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할머니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결코 이기지 못한다. 결국, 어린아이처럼 입을 삐죽이 내밀고 “거참, 야박한 할망구 같으니라구!” 하며 이내 늙은 아내를 뒤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