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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0654
· 쪽수 : 31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장 옛 친구
2장 용의자
3장 사건 속의 여인
4장 손다이크의 비밀
5장 지문첩
6장 심리
7장 새로운 가설
8장 수상한 사건
9장 홀로웨이 감옥
10장 스물네 개의 체스 말
11장 불의의 습격
12장 후회
13장 우편 살인
14장 놀라운 발견
15장 지문 전문가
16장 손다이크, 패를 꺼내다
17장 대단원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손다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가망 없는 사건 같아 보이긴 해. 지금으로선 해결 방도도 보이지 않고. 하지만 내겐 어떤 사건을 맡든 증거를 수집하고,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전통적인 귀납적 조사를 고수하겠다는 규칙이 있네. 그리고 난 항상 열린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지.
이 사건의 경우 강도 사건은 실제 일어난 것이므로 다음의 네 가지 가설을 세워볼 수 있네. 첫째, 강도 사건은 루벤 혼비가 저질렀다. 둘째, 강도 사건은 월터 혼비가 저질렀다. 셋째, 강도 사건은 존 혼비가 저질렀다. 넷째, 혹은 다른 사람이나 일당이 저질렀다. 일단 마지막 가설은 무시하고 나머지 세 가설에만 집중할 생각이야.”
나는 어이가 없었다.
“설마 혼비 씨가 자기 금고에서 다이아몬드를 훔쳤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현재로선 딱히 이거다 싶은 가설은 없어. 그저 가능성 있는 가설을 생각해보는 단계야. 존 혼비는 다이아몬드를 만졌으니, 따라서 그가 다이아몬드를 훔쳤을 가능성이 있지.”
“하지만 혼비 씨는 다이아몬드 소유주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잖아.”
“중과실이 없다면 그렇지도 않아. 그리고 다이아몬드 소유주도 중과실을 밝혀내긴 힘들 테고. 혼비 씨는 무상 수탁자였으니, 그러한 경우 중과실이 있지 않은 한 수탁자에게 분실의 책임은 전혀 없다네.”
“하지만 이봐, 엄지손가락 지문은! 그건 어떻게 반박할 텐가?”
손다이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나도 장담은 못 해. 하지만 자네는 지문이 마법의 시금석이라도 되는 양 조사할 필요도 없는 확실한 증거라고 고집하는 경찰들과 한통속인 것 같군. 하지만 그건 큰 실수야. 지문은 하나의 증거에 불과해. 물론 아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증거라는 건 나도 인정하네만, 다른 증거들과 마찬가지로 증거적인 가치를 재고 측정해볼 필요가 있어.”
그 사건이 일어난 것은 우리가 헨리 가에서 존 가로 40미터 정도 걸어갔을 때였다. 이제 우리는 길을 달려 다시 헨리 가의 모퉁이로 돌아갔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 작은 도로는 텅 비어 있었고, 우리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자 도망치는 자의 발자국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적막만이 흘렀다.
손다이크가 말했다.
“분명 이쪽에서 날아왔어! 어서 가세.”
그리고 손다이크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몇 미터 정도 뛰어 올라가자 왼쪽으로 좁은 골목이 이어졌고, 동료는 이 골목으로 뛰어들며 나에게 계속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내가 따라가자 몇 발자국 만에 그 골목 끝에 도달했고, 여기서부터는 좁은 도로가 죽 나 있었다. 왼쪽 편에는 넓고 매끈한 인도가 좁은 골목과 나란히 이어졌으며, 내가 그 길모퉁이에 도달해 올려다보자 자전거 한 대가 리틀 제임스 가로 조용하면서도 빠르게 미끄러지듯 달려갔다.
“도둑 잡아라!”라는 어마어마한 고함과 함께 난 미친 듯이 뒤를 쫓았다. 남자는 느긋하게 발을 놀렸지만 내가 아무리 있는 힘껏 달려도 어마어마한 차이로 멀어져만 갔다. 그러다 문득 남자가 발을 천천히 움직이는 것은 사실 그가 몰고 가는 자전거가 유달리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실을 깨달은 것과 동시에 그 자전거가 역에서 본 바로 그 자전거라는 사실을 떠올렸고, 도망자는 리틀 제임스 가로 휙 돌아가 자취를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