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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1262
· 쪽수 : 591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호수의 여인
제2부 그레고리
제3부 하얀 가운을 걸친 사람들
제4부 다나
제5부 머리의 통증
제6부 재판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다이아몬드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우쭐한 기분이 그대로 드러났다. 위그풀도 바보는 아니었지만, 과장은 그보다 항상 한 발 앞서가는 것을 즐겼다. 그는 승리감에 도취한 채 주문한 달걀과 크레스 샌드위치 포장지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과학수사팀이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결과를 내놓으려면 몇 주일이나 걸린다는 건 잘 알고 있겠지? 자네와 나라면 오늘 당장 그자의 얘기가 거짓이라는 걸 밝힐 수 있을 걸세.”
다이아몬드는 포장 뜯는 방법을 몰라 그냥 통째로 쥐어짰다. 그 바람에 샌드위치는 포장 안에서 떡이 되고 말았다. 화가 나서 포장지째로 가장 가까운 쓰레기통을 향해 던졌지만, 그것마저 빗나가고 말았다.
“제 걸 좀 드시겠습니까? 상추와 토마토가 든 샌드위친데요?”
“그게 토끼 먹이지 무슨……. 잭맨이랑 한 번 더 얘기해보세. 얼른 끝내고 저녁을 일찍 먹으면 되겠지.”
“진술이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실 겁니까?”
다이아몬드의 무뚝뚝한 얼굴에 경계의 빛이 스쳤다.
“자네 지금 날 훈계하는 건가?”
위그풀의 얼굴이 빨개졌다.
“우리가 충분한 근거를 확보했다면 경고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다이아몬드는 손가락으로 위그풀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내가 하는 일에 이래라저래라 토를 달지 말게. 방금 한 잭맨이 유죄란 얘기는 직감일 뿐이라고. 나와 함께 일하려면 자네가 명심해야 할 일이 있네. 난 내 생각을 마음대로 밝힐 수 있어. 그게 내 특권이니까. 만약 자네 의견이 필요하면 내가 요구할 것이고. 알겠나?”
월요일 오후, 매튜는 벌써 제과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왔거나 수업을 한 시간쯤 빼먹은 게 틀림없었다. 그러니 케이크를 먹을 시간은 충분했다. 다이아몬드는 의사로부터 칼로리를 조절하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터라 블랙커피 한 잔만 시켜놓고 케이크 접시에서는 애써 눈길을 돌리며 매튜에게 말했다.
“내 말 잘 들어라, 매튜. 네가 목욕장에 가는 건 거기에 있는 사람이 지난번에 잭맨 부인과 승강이를 벌인 사람과 같은 인물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거란다. 잘못 본 게 분명하거나 확실하지 않으면 용감하게 그렇다고 말해야 한다. 우리가 그 사람을 살피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든 넌 입을 꼭 다물어야 하고, 절대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해야 해. 알았지?”
매튜가 알아들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반쯤 남은 케이크를 내버려둔 채 일어서며 가자고 했다. 다이아몬드는 시간이 충분하니 다 먹고 가자고 했다.
“너무 흥분돼서 넘어가질 않아요.”
매튜가 솔직하게 말했다.
다이아몬드의 자제력이 일시에 무너졌다.
“그럼 내가 먹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