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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2764126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나 그리고 가족에 대한 글
꿈에 본 아이들―하나의 환상
회복기의 환자
귀에 대한 장
퇴직자
나의 친척들
하포드셔의 매커리 엔드
H_셔의 블레익스무어
크라이스츠 호스피틀 학교―35년 전 이야기
가난 혹은 사회문제
굴뚝 청소부 예찬
오래된 도자기
잭슨 대위
가난한 친척들
수도에서 거지들이 쇠퇴하는 데 대한 불평
세월 그리고 오래된 풍습
돼지구이를 논함
식전기도
밸런타인데이
만우절
혼례식
현대의 여성존중 풍습
책과 독서에 대한 초연한 생각
개인, 집단 그리고 인간관계
두 부류의 인간
엘리스턴의 망령에게
퀘이커 교도들의 집회
진정한 천재의 정신적 건강
기혼자들의 행위에 대한 미혼자의 불평
먼 곳에 있는 친지에게
섣달 그믐날 저녁
해설: 영국 산문문학의 한 전범
찰스 램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나는 굴뚝 청소부를 만나면 즐겁다. 혹시 오해는 마시라. 내가 말하는 청소부는 어른들이 아니다. 나이 든 청소부들이란 어떻게 보아도 매력이 없다. 어머니가 씻겨준 흔적이 아직 지워지지도 않은 채 처음 묻은 검댕 사이로 꽃이 피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런 어린 풋내기 청소부들을 나는 만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은 동이 틀 무렵이나 그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청소합쇼, 청소합쇼(sweep, sweep)” 하고 외치며 다니는데 그 소리는 마치 어린 참새가 “짹짹(peep-peep)”거리는 것처럼 들린다. 또는 해가 뜨기도 전에 그 아이들이 공중 높이 굴뚝을 기어오르는 일이 드물지 않으므로 그들을 새벽 종달새에 비유하는 것이 더 가까울 듯하다.
흐릿한 반점이나 보잘것없는 얼룩처럼 보이는 이 철부지 검둥이들을 나는 진심으로 어여삐 여긴다.
영국에서 성장한 아프리카의 토인 같은 이 어린이들을 나는 존경한다. 그들은 검정 제의를 입은 어린 목사 같은 행색을 하고 있지만 결코 뽐내는 일이 없고, 그 작은 제대(祭臺)인 굴뚝 위에서 살을 에는 듯한 섣달 아침 바람을 맞으며 인류에게 인내의 교훈을 설교한다.
[…]
독자여, 혹시 이른 아침에 산책을 하다가 이런 어린 양반을 마주치거든 돈 한 푼을 주시는 것이 좋겠다. 두 푼을 주시면 더욱더 좋으리라. 혹시 몹시 추운 계절이라 그 애가 그 힘든 일 고유의 고통스러움에다 뒤꿈치 동상까지 앓고 있거든?그런 상처가 눈에 띄는 일은 드물지 않다?당신의 적선을 여섯 푼짜리 한 닢까지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