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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4287
· 쪽수 : 536쪽
책 소개
목차
1편
Tomb 무덤
Hunt 사냥
Enigma 수수께끼
Gossip 소문
Remains 유해
Exhumation 발굴
Evidence 증언
Killed? 살인?
Chronicles 연대기
Omen 징조
Foresight 선견지명
Facts 사실
Inquiries 조사
Note 지목
Maze 미궁
Yeasr 소동
Stigma 오명
Testament 유언장
Expose 폭로
Reckoning 응보
Yearbook 일기
2편
Bottem 바닥
Yams 이야기
Exhibit 전시
Leftover 나머지
Light 빛
Exchange 전환
Requisition 협박장
Yield 수확
Quiz 퀴즈
Upshot 결말
Elleryana 엘러리 어록
Eye-opener 눈이 번쩍 뜨이다
Nucleus 핵심
탐정 엘러리 퀸
리뷰
책속에서
바로 그때였다. 아직 젊고 미숙한 엘러리가 늘 마음속에서 꿈꿔왔던 일을 실현할 기회는 지금밖에 없었다. 어쩔 줄 모르는 법의 집행자를 제치고, 미국 재계의 거물 앞에서…….
“왜 그렇게 겸손한 태도를 보이세요, 아버지?”
그것으로 충분했다. 어린애를 타이르는 듯한 말투, 실망을 표현하는 아주 작은 제스처 그리고 아주 작지만 뚜렷한 미소.
“너무 겸손하다니까요, 아버진.”
마치 자기가 할 말을 퀸 경감이 알고 있기라도 한 것 같은 말투였다.
퀸 경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샘슨 검사의 입이 약간 벌어졌고, 거물은 엘러리와 퀸 경감을 번갈아 보면서 신중하게 뭔가를 캐내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페퍼는 입을 벌린 채 엘러리를 바라보았다.
“녹스 씨, 아실지 모르겠지만…….”
엘러리는 정중한 말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 이 얼마나 완벽한 순간인가! 엘러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사소한 것들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인 사건의 윤곽은 잡혔다는 이야기를 저희 아버님이 빠뜨리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녹스가 호기심을 보이며 말했다.
“엘러리…….”
퀸 경감의 목소리가 떨렸다.
“충분히 밝혀졌습니다, 녹스 씨.”
엘러리는 다소 슬픈 어조로 말했다. 그래, 바로 이 순간이야!
“사건은 해결되었습니다.”
에고이스트들은 시간의 물레방아 속에서 이러한 순간을 정확히 포착하여 자신이 원하는 보물을 손에 넣곤 한다. 엘러리는 정말 굉장했다. 그는 경감과 샘슨과 페퍼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마치 예상했던 결과가 시험관에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는 과학자처럼 지켜보았다. 물론 이 모든 내막을 알 리 없는 녹스는 단순히 호기심을 보이는 정도였지만.
“그림쇼를 죽인 사람…….”
샘슨 검사는 말을 채 끝맺지도 못했다.
“그게 누굽니까, 퀸 씨?”
녹스가 부드럽게 물었다.
엘러리는 대답을 하기 전에 한숨을 쉬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서두르면 안 된다.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무르익게 해야 한다. 천천히 뜸을 들이던 엘러리는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사이로 말을 내뱉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이제 그 범인의 특징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다 알고 있고 녹스 씨가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누굴까요?
자, 한 사람씩 소거해보기로 하지요.
칼키스 씨의 편지를 보면 그는 누구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은 걸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금 죽었습니다.
녹스 씨, 당신은 그 전문가라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셨죠. 하지만 우리는 순수한 논리를 통해 그 전문가를 소거할 수 있습니다. 어제 그림을 감정하고서 그 그림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 아니라고 했던 사람 말입니다. 그 사람이 당신한테 이야기를 들은 시점은 어젯밤입니다. 제가 찻잔을 발견한 것은 어제 아침인데, 어젯밤에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개입하기에는 너무 늦었죠! 따라서 녹스 씨를 통해서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유일한 사람인 그 전문가는 이렇게 소거됩니다. 어쩌면 상당히 불필요한 분석 같기도 하지요. 녹스 씨의 전문가는 그림에 관해 알지 못했으니 범인일 리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조금의 허점도 없는 논리를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엘러리는 무표정하게 벽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누가 남습니까? 그림쇼뿐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습니다. 또 누가 있습니까? 녹스 씨가 제게 들려준 이야기가 정확하다면, 그림쇼는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에게만 그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쇼의 동업자라는 사람 말입니다. 그림쇼는 그 사람에게 그림을 훔쳤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요컨대 한편으로는 두 사람이 있었다는 조작을 하고, 녹스 씨가 침묵을 지킬 것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훔친 그림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의 동업자뿐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