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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5949
· 쪽수 : 412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1: 불타는 애로 산
2: ‘그것’
3: 이상한 사람들
4: 태양 위의 피
제2부
5: 스페이드 6
6: 스미스
7: 흐느끼는 여인
8: 검상돌기 결합체
9: 살인자
10: 왼쪽과 오른쪽
제3부
11: 무덤
12: 미녀와 야수
13: 테스트
14: 속인 자가 속았다
제4부
15: 반지
16: 다이아몬드 잭
17: 잭의 이야기
18: 마지막 피난처
19: 퀸의 이야기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아무래도 이제 불이 길을 따라 올라오는 것 같다. 바로 우리 뒤에.”
“맙소사, 안 돼요, 아버지!”
엘러리가 뿌연 어둠을 매섭게 노려보는 동안 듀센버그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는 웃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런 어이없는 일이 있을 수가. 불에 갇히다니! 경감은 생쥐처럼 바짝 긴장한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앉아 있었다. 엘러리는 기합을 넣은 뒤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가속기 페달을 세차게 밟았다. 차는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들 아래로 산 전체가 모두 불타고 있었다. 보랏빛 너울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작은 오렌지색 이빨과 긴 오렌지색 혀가 스스로 밝히는 환한 빛 안에서 적개심을 드러내며 탐욕스럽게 핥듯이 야금야금 산비탈을 갉아먹고 있었다. 수십 미터 아래의, 두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작은 모형처럼 보이는 풍경 전체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엉망진창인 길을 다시 되돌아 달려가는 정신없는 순간에 그들은 비로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때는 7월 말이었고, 일 년 중 가장 덥고 건조한 계절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거의 원시림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나무와 덤불이 빽빽이 얽힌 울창한 삼림은 오랫동안 햇볕을 받아 수액이 마르면서 불이 붙기 딱 좋은 바삭바삭한 불쏘시개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캠핑하던 사람이 부주의하게 불씨를 남겼거나, 누군가 깜빡 잊고 담배꽁초를 던졌거나, 아니면 죽은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서로 부딪칠 때 마찰로 생긴 스파크 때문에 불이 났을 것이고, 그 불은 나무들의 밑동을 따라 빠르게 미끄러지듯 번져 산기슭 전체를 집어삼킨 후, 메마른 위쪽 공기를 타고 번져 오르면서 순식간에 산비탈 전체가 자연스럽게 화염에 휩싸이게 된 것이리라…….
듀센버그는 속도를 늦추고 잠시 주저하더니, 다시 앞으로 돌진하다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급제동했다.
“완전히 포위됐어요!”
엘러리가 운전대 뒤에서 반쯤 일어선 채 소리를 질렀다.
“앞뒤로 완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