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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5963
· 쪽수 : 44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 키드 선장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2. 실수를 바로잡다
3. 벌거벗은 남자의 문제
4. 세월과 물살은 소름 끼칠 정도로 참을성이 없다
5. 이상한 손님들로 가득한 집
6. 영웅도 보통 사람일 뿐이다
7. 도덕성, 살인자, 하녀에 관한 학위논문
8. 집주인의 호의
9. 검푸른 사냥꾼, 밤
10. 뉴욕에서 온 신사
11. 카론의 뱃삯
12. 협박범이 난처해지는 순간
13. 사악한 짓들은 드러나는 법
14. 가짜 하녀의 이상한 고백
독자에의 도전
15. 방해를 받아
16. 벌거벗은 진실
후기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자, 자. 경감님, 그만 놀리시고 도대체 뭐가 매력적인지 좀 알려주시죠.”
“시체 말입니다.”
“아, 알겠습니다.”
엘러리가 히죽 웃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듣기로 그 사람은 아도니스 같은 미남자였다고 하더군요.”
“이제 보면 알 겁니다.”
경감이 뚱한 얼굴로 말했다.
“아도니스는 그 친구에 비하면 눈이 한 짝밖에 없는 못난이나 다름없죠. 비록 꽁꽁 언 고등어처럼 죽어 있어도 세상 모든 계집들이 그놈을 훔쳐보고 싶어서 안달을 낼 겁니다. 내가 이십오 년 동안 시체를 다루면서 이렇게 희한한 건 세상에 처음 봅니다.”
죽은 존 마르코는 원형 테라스 탁자 의자에 풀썩 주저앉아 있었다. 오른손에는 여전히 검은 지팡이를 쥐고 있었으나, 그것은 바닥에 깔린 돌 위로 거의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검고 고슬고슬한 머리카락 위로는 검은 중절모가 약간 삐뚜름하게 씌워져 있었으며 무대 의상 같은 검은색 오페라 망토가 그의 어깨 위에 걸쳐져 있었다. 그 망토는 금속 걸쇠와 장식용 술이 달린 고리로 목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외에는 전부 알몸이었다.
사 분의 삼도 아니고, 반도 아니고, 거의 다 벌거벗은 상태였다. 망토 속의 그는 마치 막 태어난 그날처럼 알몸이었다.
엘러리와 판사는 마치 마을 축제를 구경 나온 시골뜨기들처럼 입을 딱 벌렸다. 엘러리는 눈을 깜박이면서 자기 눈을 확인하려는 듯 다시금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맙소사, 세상에.”
엘러리는 외경심에 휩싸인 채 예술 작품을 정신없이 응시하는 그림 감정가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매클린 판사는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저 시선을 빼앗기고 있을 따름이었다.
“진실의 산을 결코 헛되이 오르는 일은 없다.”
니체가 한 말이다.
동화 나라를 벗어나면 산기슭에 서서 그냥 산꼭대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결코 산을 오를 수 없다. 현실은 냉혹하고 성취를 이루려면 노력이 요구된다. 탐정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충만한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독자 역시 탐정의 발자취를 뒤쫓는 노력을 어느 정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그 흔적을 샅샅이 검토하고 생각할수록 독자는 가장 궁극적인 진실에 가까워지고,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기쁨 역시 커지기 마련이다.
몇 년에 걸쳐 나는 내 독자들에게 도전해왔다. 면밀한 관찰과 정제된 사실들을 적용한 논리 그리고 여러 결론들 사이의 최종적인 상관관계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사건을 해결하라는 도전이었다. 독자들은 수많은 편지들을 보내어 이 도전을 끊임없이 계속할 수 있도록 따스하게 격려해주었다. 단 한 번도 해결하려고 시도한 적이 없다면 나는 진심으로 한번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실을 더듬다가 어딘가에서 문제가 생겨 뒤엉킬 수도 있고, 너무 많이 생각한 나머지 오히려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성패에 상관없이 그러한 경험을 많이 하다 보면 그 노력들은 한층 더 커진 기쁨으로 충분히 보답받을 수 있으리라.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존 마르코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에 관련된 사실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빠짐없이 모였다. 이 모든 사실들을 하나로 취합하여 당신의 손가락으로 단 하나의 논리적인 선택지 즉, 유일하게 범행이 가능했던 사람을 지목할 수 있을 것인가?
- 독자에의 도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