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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8711
· 쪽수 : 464쪽
책 소개
목차
독자에게 띄우는 공개장
프롤로그
제1장 시체 안치소
제2장 해터가
제1막
제1장 햄릿 저택
제2장 루이자의 침실
제3장 서재
제4장 루이자의 침실
제5장 실험실
제6장 해터가
제2막
제1장 실험실
제2장 정원
제3장 서재
제4장 햄릿 저택
제5장 시체 안치소
제6장 메리엄 박사의 사무실
제7장 해터 저택
제8장 바버라의 작업실
제9장 실험실
제3막
제1장 경찰 본부
제2장 햄릿 저택
제3장 시체 안치소
제4장 섬 경감의 사무실
제5장 햄릿 저택
제6장 죽음의 방
제7장 실험실
제8장 식당
에필로그
무대 뒤에서
해설 바너비 로스의 짧고도 놀라운 삶
리뷰
책속에서
“무척 흥분한 것 같군……. 저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세요. 오싹해지는군요.”
섬 경감이 중얼거렸다.
스미스 양이 고개를 저었다.
“저건 흥분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그녀는 지금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무언가를 묻고 있는 겁니다.”
“말을 하고 있다고요?”
브루노 검사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습니다.”
레인이 대답한 뒤 말을 이었다.
“손으로 말하는 거죠, 브루노 씨. 그런데 스미스 양, 그녀는 저토록 열심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체격이 좋은 간호사는 갑자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저어…… 그녀는 지금 저로서는 대답하기 곤란한 걸 묻고 있습니다.”
간호사는 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루이자 양은 몇 번이나 이렇게 되묻고 있어요.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된 거야? 어머니는 어디 있지? 왜 대답이 없어? 어떻게 된 거야? 어머니는 어디…….’”
레인은 그녀의 말에 이어진 무거운 침묵 속에서 한숨을 짓고 나서 루이자의 양손을 자신의 굳센 두 손으로 감쌌다. 루이자는 레인의 손을 뿌리치려 애썼지만 이내 얌전해졌다. 그 대신 그녀는 상대방을 냄새로 구별하려는 듯이 콧구멍을 벌름댔다. 이윽고 레인의 손 감촉에서 무언가 자신을 안도케 하는 것이 있었는지, 아니면 모든 동물에 다 있으면서도 대부분의 인간들이 느낄 수 없는 미묘한 기운이 전해진 탓인지, 루이자는 훨씬 침착해진 태도로 레인의 두 손에서 천천히 자신의 양손을 빼냈다…….
‘어떻게 된 거죠? 어머니는 어디 있어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죠?’
레인은 재빨리 상자 속에서 점자 블록을 골라내 문장을 만든 뒤 그 점자판을 루이자의 무릎 위에 놓았다. 루이자는 그것을 잡고서 열심히 손가락 끝으로 금속 블록 위를 더듬었다.
‘나는 당신의 친구입니다.’
레인이 작성한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당신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좋지 못한 소식을 알려드려야겠는데, 용기를 내주십시오.’
그녀는 목구멍 깊숙한 곳으로부터 초조하고 괴로운 듯한 신음을 냈다. 섬 경감은 기가 질려 고개를 돌렸다. 메리엄 박사는 그녀의 등 뒤에서 돌처럼 굳은 몸으로 서 있었다. 이윽고 루이자 캠피언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양손을 움직였다.
스미스 양이 그 점자판을 기운 없는 목소리로 번역했다.
‘네, 알았어요. 용기를 내겠어요. 어떻게 된 거죠?’
레인이 다시 점자판에 문장을 작성하는 동안 실내는 더할 나위 없이 조용했다.
‘당신의 인생은 인간의 용기를 노래한 한 편의 서사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용기 있게 살아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대단히 슬픈 일이 생겼습니다. 간밤에 당신의 어머니가 살해되었습니다.’
순간, 점자판 위를 더듬던 그녀의 손이 뒤틀리는 듯하더니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의 무릎에서 점자판이 미끄러져 내렸고 이어서 작은 금속 블록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루이자는 의식을 잃은 듯했다.
“자, 모두 나가주십시오! 루이자 양은 저와 스미스 양이 맡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