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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52768766
· 쪽수 : 484쪽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사이 수많은 귀향 이야기를 읽고,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을 지어내고, 클라인마이어 가 38번지에서 주인공이 아내를 만난 이후의 사건을 수많은 버전으로 상상했음에도 나는 그 작가가 마지막에 그 만남을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알고 싶었다. 어쩌면 그것은 아직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고, 아무도 쓰지 않았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귀향일 수 있었다. 어쩌면 귀향의 진수일지 몰랐다.
나는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썼던 글과 그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모든 책임을 면제해주는 그의 이론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만 그가 걸었던 인생길만큼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현실에서 득세한 것을 늘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항상 그것에서 다시 몸을 빼내 마지막엔 그 과정 자체를 합리화하는 이론을 개발한 것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의 유희적 가벼움도 감탄스러웠다. 사실 그런 가벼운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했지만, 나로서는 그것이 마음만큼 쉽지 않았다. 나 역시 너무 가볍게, 너무 유희적으로 역사의 대기실에 앉아 있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가끔 난 오디세우스가 그립다. 벤첼 슈트라핀스키에게서 고등 사기꾼의 기술과 거짓말을 배웠고, 급하게 인생 속으로 뛰어들어 모험을 찾고, 위기를 이겨내고, 신사의 매력으로 내 어머니를 얻고, 재미와 기쁨을 주는 소설을 유쾌하게 쓰고, 유희적 가벼움으로 갖가지 이론들을 개발한 그 오디세우스가 그립다. 물론 난 그것이 요한 데바우어나 존 드 바우어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것은 내가 아버지에 대해 꿈꾸었던 모습, 내 심장이 간절히 원하던 모습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