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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4438858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새하얀 변명——비에이, 홋카이도, 일본
꽃이 되고 싶었다——바라나시, 인도
안으로 걷기——포르투, 포르투갈
꽃의 속도를 닮으려——훈자, 파키스탄
휠체어를 미는 남자——쉐프샤오우엔, 모로코
15년의 15분——브린다반, 인도
단 한 번의 뉴요커——뉴욕, 미국
환한 어둠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슬픔——메르주가, 모로코
어린 남자의 순정——코임브라, 포르투갈
지가 하는 게 사랑인 줄도 모르고——페샤와르, 파키스탄
믿거나 말거나——미르레프트, 모로코
바람의 어원——콘수에그라, 스페인
하와이라는 계절——코나, 하와이
마음이 그래서——반다라 아바스, 마샤드, 이란
그래도 떠나겠지——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스페인
기억의 냄새——부르고뉴, 프랑스
누구나의 바다에서——호카곶, 포르투갈. 북정마을, 성북동
숲에서 보았다——비에이, 홋카이도, 일본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풍경 안에서는 마음에 걸려 있는 조그만 티끌 하나라도 흘려서는 안 될 것 같지만, 지금 여기서 전부를 꺼내지 않으면 영원히 추운 겨울로 살아야 할 것 같다. 언젠가는 꺼내놓아야만 가벼운 마음으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조그만 잘못이나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날들이 쌓이면 이렇듯 오래도록 묵직하게 따라다닌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_‘새하얀 변명--비에이, 홋카이도, 일본’에서
꽃잎에서 소리가 난다
새들이 물고 간 꽃잎에서 새소리가 나고
물가로 밀려난 꽃잎에서 물소리가 난다
얇고 허약해도
본 것과 들은 것을 잊지 않는다
_‘꽃의 속도를 닮으려--훈자, 파키스탄’에서
왜? 하필이면 사막이었을까? 그리고 지금, 나는 왜 사막으로 가는가? 이유가 없다. 실체는 있으나 뚜렷하게 마음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 어둠이 걷히고 나면 분명 거대한 사막이 나타날 텐데 이유도 없이 그냥 까만 밤을 달린다. 이미 여러 곳의 사막을 다녀왔지만, 너와 함께 사막을 간 적이 없다. 아니, 어디라도 함께 간 적이 없다. 어쩌면 우연이라도 다시 만나는 날, 내가 본 것에 대해서 너처럼 가벼이 말하지 않기 위해 사막으로 간다고 핑계를 대지만, 사막보다 “함께”라는 말이 더 무겁게 남아서였는지 모른다. 이제 “사막”이라고 말한 너는 바다처럼 멀다. ‘함께’라는 의미가 빠지면 어디든 무엇이든 그렇게 멀다.
_‘환한 어둠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슬픔--메르주가, 모로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