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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439053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아무렇지 않은 척
저마다의 동굴
내동댕이쳐지다
핑크할머니와 나
이십 일간의 낯선 사람
은하수는 흐르고 별똥별은 지고
걸어도 걸어도
그들만의 방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특별판에 부쳐
작가의 말
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좋아요 숫자가 올라갈수록 우쭐해지며 인스타그램에서 처음 맛보는 존재감 같은 것이 생겼다. 나와 연결된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으며 이들은 나의 셀카와 일상이 중계되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거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어 나는 그 라인 속에서 숨을 쉬며 살고 있다. 학교에 많은 아이들이 실재하지만 온라인 속 팔로워들만 못했다. 같은 반에 실재하는 아이들이 오히려 허상이 아닐까.
먹통인 전화기를 보자, 접속되지 않은 나는 더욱 고립되어 진짜 외로운 섬이 된 듯했다. 연결되었던 모든 것들과 이별을 고한 것처럼 몹시 쓸쓸했다. 세상에서 나는 완전히 잊힌 존재가 된 것 같은, 고립무원의 쓸쓸함 같은 게 파도처럼 덮쳤다. 스무 명 남짓이 내 눈앞에 실재하는데도 의미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내가 올린 사진이나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주던 팔로워들이 몹시 그리웠다.
묘한 구석이 있는 곳이었다. 이국의 낯선 땅. 나는 춤하고는 담 쌓은 사람인데 무언가에 단단히 홀려 넘어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금의 상황이 실감나지 않았다. 꼭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낯선 것은 긴장감도 주지만 무장해제도 시킨다. 알 수 없는 곳에서 알 수 없는 힘을 뿜어 올리는 것, 긴장감도 어색함도 모두 떨쳐버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