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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40011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김진나 - 아버지의 미로
박하령 - 숏컷
이꽃님 -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이 진 - 햄스터와 나
탁경은 - 스스로 반짝이는 별먼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는 평생 부지런했다. 택시 기사였으며 건강식품 대리점도 했다. 침대 매트리스 영업 사원이었다가 작은 봉제 공장을 운영한 적도 있었다. 돈을 벌기도 했다. 그러나 대개는 버는 것보다 갚아야 할 돈이 더 많았다. 아버지는 새벽부터 밤까지 무거운 짐을 지고 날랐고 부품을 사러 시장을 누비고 다녔다. 시장에서 가장 싼 음식을 먹어 가며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다. 그래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빚은 점점 많아졌다. 아버지가 버는 건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는 데만도 숨이 찼다. 그런 아버지가 수백억 원을 횡령해서 미로 속에 숨겼다고 한다. 우리 중 누구도 그 돈을 보지 못했다. 다만 어느 날부터 쫓기듯 초조한 얼굴로 정신없이 미로를 만드는 아버지를 보았을 뿐이다.
- 「아버지의 미로」 중에서
“너 이제부터 머리 길러.”
“응?”
“탈코르셋인지 뭔지 그딴 거 땜에 머리 쳐 냈단 오해 받기 싫으니까. 너 그래서 머리 자른 거 아니잖아? 재수 없이 페미랍시고 남자도 아니면서 남자인 척하느라 머리 자르고 나대는 거 진짜 꼴사납거든.”
“엥? 페미가 남자인 척한다고? 왜?”
아니, 뭣 때문에 남자인 척을……. 이수의 말에 기가 차서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건만 이수는 내가 몰라서 묻는다고 생각해서인지 설명이랍시고 더 기막힌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아, 그건 못생긴 애들이 어차피 외모로 승부를 못 보니까 똑똑한 척하느라, 남자인 척하느라 그런 거지.”
더 압권은 다소 황당해하는 내 등을 밀면서 “자자, 예쁜 애는 들어가자”라고 하는 것이었다. 복도 반대편에서 담임 쌤이 걸어오는 게 보여 할 수 없이 얼른 자리로 들어와 앉았지만 대차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이게 뭐지?
- 「숏컷」 중에서
“근데 김아린은 왜 가만있지? 나 같으면 가만 안 있을 텐데.”
“김성율 말이 맞으니까 가만있겠지.”
“하긴 SNS에 쫙 퍼졌다며? 김아린 진짜 쪽팔리겠다. 학교 어떻게 다니냐.”
몇몇 아이들은 성율을 비난했지만 거의 모든 아이가 아린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아무렇지 않게 아이들 입에서 ‘걸레’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쉬는 시간마다 아린은 고개를 파묻으며 책상에 엎드렸고 성율은 남자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
솔지는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성스러운 것이라고 말하면서 왜 여자는 더러운 사람이 되고 남자는 승리자가 되는 걸까. 왜 그런 것인지 너무 궁금했지만 누구도 답해 주지 않았다.-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