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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42336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3월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4월 온기 속에 감춰진 잔인함
5월 가족의 의미
6월 어느새 여름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효재가 쪽팔리다고 한 이유를 실은 나도 알고 있다. 리코더를 불고 있을 때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축제 때나 동아리 시간에 야외 공연이라도 할라치면 야유와 함께 같잖다는 눈길을 던지고 가는 놈들이 꼭 있었다. 그래, 나도 그 시선이 달갑지 않다. “그렇다고 헌신짝처럼 리코더를 던져 버리다니!”
효재의 배신에 도무지 화가 풀리지 않았다.
“무슨 시합을 하려고?”
정빈은 무심한 목소리로 선생님의 물음에 답했다.
“철인 대회요. 거기서 이기는 사람이 동아리실 쓰기.”
그 말을 듣자마자 선생님은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그걸 말이라고 하니?”
“왜요? 이것만큼 정정당당한 게 어디 있다고.”
“너 인마, 그러는 거 아니야. 누굴 상대로 뭘 하겠다고?”
최정빈보다 선생님의 반응이 더 불쾌했다. 내가 왜? 뭐가 어때서?
“대한이가 달리면 얼마나 달리겠니? 이건 뭐 다윗과 골리앗 싸움도 아니고.”
역전의 명수로 불리는 다윗이 오더라도 이기지 못할 승부라 이거지? 오기가 생겼다.
“할 수 있어요.”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나 싶었지만 한 번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아버지에게 물었다. 나는 왜 다르냐고. 엄마도 B형, 아버지도 B형인데 어째서 나는 A형이냐고. 두 사람 사이에서는 형처럼 O형은 나올 수 있어도 나처럼 A형은 나올 수가 없다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그해 겨울이 내 인생의 겨울이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그 질문을 하지 말 걸 그랬다. 이후 나는 영원히 봄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겨울의 긴긴 밤을, 불면증에 시달리며 이제까지 보내고 있다. 그 빌어먹을 비밀을 모르고 있었다면 봄이 왔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