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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00682
· 쪽수 : 135쪽
책 소개
목차
1부
억새꽃
토란
우렁이
감나무가 있는 빈집
오리막1
오리막2
오리막3
콩잎
살구나무 할아버지
여승ㅡ귀신사에서
간고등어 장수
백하
굴뚝새 그 집
밤골 할매의 까치밥
산취
외딴집
돌확
식은 고구마를 먹으며
토끼가 머물다 간 자리
2부
그리운 호박벌
세 개의 무덤
버드나무 우물
오소소 오소리
미 오시는데
오리막4
이슬의 집
거시랑불
가물치
구신사 검은 대나무
저쪽
풀장
버럭지 복숭아
어미쥐
볏짚 속의 고양이 귀룽나무는 하늘로 오르는 귀롱나무
까치집
중태기
동요조
개 물그릇
난 곰이고 싶지
원평 장날
3부
공기밥꽃
빈 마당
사흘 봄비
이장님 댁 외양간
벼 말리는 사람
큰외숙
개똥을 치우며
외딴집
대숲
장뻘 국밥집
계룡댕이 수퍼
밤벌레
밤골 할아버지
참깻대
어떤 묘비명
겨울 송사리
귀 한 잎
저녁똥
12월
- 해설 : 검은 눈빛의 서정 / 오형엽
- 시인의 말 : 잃어버린 시의 우물을 찾아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리막2
이 달근달근한 호박 고는 냄새
오리막 할머니가 마당귀에 솥 걸고
쇠물팍 진주차리 참빗나무 오갈피
듬벙듬벙 썰은 배 속 긁어낸 누르둥한 호박 넣어
땀 뻘쭉뻘쭉 흘리며 장작불 몰아넣어 끓이는 냄새
오리막 문은 열렸다
오리는 더이상 물을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할머니는 오리의 出家를 걱정하지 않는다
대신 쥐 파먹은 날갯죽지를
청승스럽게 오그려붙이고
난봉난 다리까지 쩔뚝거리며
암탉 한 마리 마당을 쏘댕긴다
할머니는 불을 뺐다 넣었다 하며
호박 고는 데만 넋을 놓고 있다
서울 사는 딸네미가 뱃살 때는 덴
호박이 특효라고 한 말을 꿍쳐두었다가
보내기 위해 배에 주름이 꾸덕꾸덕한
할머니가 호박을 벌서 몇 시간째 고고 있다
마당가에 널어논
껍질 벗긴 토란대가 눈 시린 볕에
할머니 주름살처럼 말라가고
오리막의 로리 울음 떼 소름 돋듯 깜깜한 검댕이의
아궁이 속으로 활활 타들어가고 있다
오리 울음도 그렇게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