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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4609715
· 쪽수 : 50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마음의 레짐―진정성의 운명
1장 진정성의 기원과 구조
Ⅰ 살아남은 자의 슬픔
Ⅱ 마음의 레짐
Ⅲ 진정성의 기원과 구조
Ⅳ 진정성의 한계
Ⅴ 마음의 사회학
2장 삶의 동물/속물화와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귀여움
Ⅰ 생활의 발견
Ⅱ 자폭(自爆)을 할 줄 아는 속물
Ⅲ 동물+속물
Ⅳ 게임과 유희
Ⅴ 최후의 인간과 수치의 상실
Ⅵ 귀여움의 시대
Ⅶ "인간"의 운명
3장 스노비즘과 윤리
Ⅰ 스노보크라시(snobocracy)
Ⅱ 고전적 스놉의 초상
Ⅲ 욕망의 삼각형
Ⅳ 악의 속물성
Ⅴ 도구적 성찰성
Ⅵ 윤리적 삶
4장 근대문학 종언론의 비판
Ⅰ 위기에서 종언으로
Ⅱ 가라타니의 주요 테제들
Ⅲ 근대문학의 부정성
Ⅳ 근대문학과 주체
Ⅴ 포스트-진정성의 체제
제2부 마음의 풍경―문화적 모더니티
5장 다니엘의 해석학―풍경에 대한 사회학적 사유의 가능성
Ⅰ 왜 풍경인가?
Ⅱ 대상으로서의 풍경
Ⅲ 풍경의 개념화
Ⅳ 다니엘의 해석학
6장 파상력이란 무엇인가?
Ⅰ 파괴적 성격
Ⅱ 파괴, 폐허, 구축
Ⅲ 파상력의 두 기원
Ⅳ 각성의 테크닉
Ⅴ 파상의 전략들
Ⅵ 모더니티와 파상력
7장 멜랑콜리와 모더니티
Ⅰ 토성적인 것
Ⅱ 하이데거의 정조
Ⅲ 토성적 정조의 계보와 그 문화적 함의
Ⅳ 토성적 정조의 의미 구조: 주체, 세계, 전략
Ⅴ 보들레르
Ⅵ 세계감
8장 근대적 성찰성의 풍경과 성찰적 주체의 알레고리
Ⅰ 성찰의 강박
Ⅱ 근대적 성찰성의 해부
Ⅲ 성찰성의 인식풍경
Ⅳ 성찰성의 한계
Ⅴ 인식풍경의 사유
9장 문화적 모더니티의 역사시학
Ⅰ 순간의 역사시학
Ⅱ기시감(deja-vu)
Ⅲ 지나가는 여인
Ⅳ 니체의 영겁회귀
Ⅴ 벤야민의 변증법적 이미지
Ⅵ 기다림
제3부 마음의 징후―사회학적 비평의 가능성
10장 13인의 아해(兒孩)―한국 모더니티의 코러스
Ⅰ 한국 모더니티의 창세기
Ⅱ 은폐-역사성(Cryptohistoricity)
Ⅲ 아해(兒孩)의 계보―육당, 춘원, 소월
Ⅳ 「오감도」의 정치적 무의식
Ⅴ 까마귀―한국 모더니티의 토템
11장 유령, 리좀, 그리고 교량(橋梁)―김수영 전통론의 재구성
Ⅰ 전통에 대한 사유의 가능성
Ⅱ 유령-전통
Ⅲ 리좀-전통
Ⅳ 다리
Ⅴ 공통어
12장 실재에의 열정에 대한 열정―미래파의 시와 시학
Ⅰ 미래파의 등장
Ⅱ 미래파의 시학
Ⅲ 미래파와 오타쿠
Ⅳ 실재의 열정에 대한 열정
Ⅴ 시의 종언?
13장 무라카미 하루키, 우리시대의 문학적 지진계
Ⅰ 리스본 대지진
Ⅱ 지진계
Ⅲ 두 개의 달
Ⅳ 리틀 피플(Little people)
Ⅴ 사회(私會)라는 것
<보론: 폭력의 카르마와 폭력의 비판>
14장 행복의 예술, 그 희미한 메시아적 힘
Ⅰ 참을 수 없는 것
Ⅱ 공제의 미학
Ⅲ 행복의 비가(悲歌)
Ⅳ 근대문예의 이념
Ⅴ 희미한 메시아적 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의 마음이 ‘당신’의 마음과 다르지 않고 ‘우리’의 마음이 ‘그들’의 마음과 구별되지 않는 어떤 공명의 체험 속에서, 우리는 어렵사리 하나의 사회를 기획하고, 계약하고, 꿈꾸고, 체험한다. 사회란, 모두가 같은 마음이 되는 덧없는 순간의 불안정한 제도화이다. 억조창생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사한 언어와 기억, 고통의 감각과 행복의 소망을 공유하는 집합체의 ‘마음’을 하나의 살아 있는 구조로 인정하고 그 모양새(體)와 쓰임(用)을 논구하는 작업은 허망한 번뇌가 아니다. 번뇌라 하여도 할 수 없다. 한 시인이 노래하였듯이, 번뇌도 별빛이 아니던가? _프롤로그 중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마음의 레짐’을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마음은 ‘나’의 것이 아니다. 반대로 ‘나’라는 것은 집합적 마음의 레짐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하나의 주체이다. 그리하여 시대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초월해 있다. 이에 대한 냉철한 인식은, 그것이 아무리 불편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행로를 사유하는데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진정성의 해체가 결정적인 것이라면, 우리는 이제 진정성을 역사적으로 ‘지양’해야 한다. 진정성의 윤리를 넘어서서 사회적이고 공적인 관심과 책임과 실천의 역량을 가진 주체를 생산할 수 있는 어떤 새로운 ‘장치’들의 형성과 발명이 이 시대의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이다.
스놉이 더이상 멸시받지 않고 도리어 사회의 선망을 취득함으로써 존재론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되는 사회의 이름이 스노보크라시이지만, 이에 대한 세인(世人)들의 감정은 양가적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속물적 욕망에 시대적 면죄부가 부여되었다는 점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동시에 모두가 속물적인 욕망을 분출하는 파렴치의 만연에 대하여 도덕적 불안감을 느낀다. 스노보크라시의 시대는 이 양가성 위에 건축되어 있으며, 새롭게 열리는 스놉의 시대는 민(民)의 소망인 동시에 악몽이라 할 수 있다. 민은 자신 또한 스놉이 되어 세속적 성공의 풍요를 누리기를 욕망하지만, 그 욕망은 자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생존을 위하여 자신들의 근본적인 도덕감정과 싸워가면서 강박적으로 획득된 것이라 보는 편이 더 사실에 부합할 것이다. 민중의 스노비즘은 처절하다. 이 처절함은, 스놉이 되지 않으면 ‘서바이벌’할 수 없기 때문에 스놉이 되어야 한다는, 그들의 절박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다. 스노비즘은 거대서사가 조락하고 이제 삶의 방식을 지휘하는 의미 있는 이야기가 부재하는 듯이 보이는 당대 한국 사회에서 거의 유일하게, 매력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특정한 효과를 발휘하고 또한 주체의 형식을 주조하는 ‘최후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스노비즘의 판타지는 비판적으로 응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