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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야기/디자이너/디자인 실기
· ISBN : 9788954615273
· 쪽수 : 162쪽
책 소개
목차
전집 출판과 북 디자인 최성일
어느 한 출판사의 나무 정재완
인터뷰 “세월을 관통하는 깊이 있는 디자인” 안지미
인터뷰 “디자인,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일” 이승욱
인터뷰 “근본의 발견” 강찬규
인터뷰 “전체 속에서의 부분, 그것과의 새로운 관계” 정병규
리뷰
책속에서
어느 한 출판사가 펴낸 모든 책은 그 출판사의 전집이다. 사람 얼굴이 당사자의 인품을 일부 대변하는 것처럼 표지는 책 내용을 반영한다. 적어도 텍스트의 정체 혹은 성향의 절반은 표지에 담겨 있다. 이를 파악하는 것은 독자의 능력이다. 표지 감식안이 없으면 표지에 드러난 텍스트의 속내를 읽어내기 어렵다. 출판사가 안정됐다는 것은 신간을 꾸준히 펴내며 잘 굴러감을 뜻한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런 출판사들의 출판물은 각기 표지에서 그들만의 독자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표지만 봐도 어떤 출판사의 책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아무리 간행목록이 풍성해도 표지가 들쑥날쑥하고 중구난방인 출판사는 신뢰감이 떨어진다.
전집(全集, complete works)은 크게 개인 전집과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 집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전집은 “시대, 부문, 사 상, 유파, 국가, 그 밖의 지역 등에 의해 대표적인 저작물을 골라 서 편집하고, 이것을 수 권 혹은 수십 권으로 일정 기간에 걸쳐 간행하는 서적”1이다. 출판·인쇄 용어 사전은 이러한 예로 한국 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 세계사상교양전집 등을 든다. 일반적 의미의 전집은 선집(選集, selected works)에 가깝다. 모든 것을 온전히 모았다는 본뜻에 부합하는 전집은 개인 전집으로나 가능하다. 여전히 문학전집은 일반적 의미의 전집을 대표한다.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수직으로 우뚝 선 나무는 두께와 무게로 세월을 품고 있다. 나이테에는 켜켜이 오랜 시간이 접혀 있다. 이윽고 나무는 종이가 되면서 얇고 가벼워진다. 수평으로 놓인 종이는 접혀 있던 시간을 하나둘 풀어내며 이야기를 쏟아낸다. 누군가 그 종이를 묶기 시작한다. 시간은 다시 접히고 이야기는 그만의 흐름으로 편집된다. 언제든 시간을 접고 펼칠 수 있는,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모습을 갖춘다. 종이가 ‘책’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