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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54616546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_처음 만난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
집을 떠나 만난 새로운 세상, 일본과 한국
당신의 쑥경단은 어떤 맛인가요?
장작불로 지은 밥처럼
있는 그대로의 맛이란
자연과 균형을 이루는 법
**채소층찜 만들기
**음식의 뒷모습
현미밥과 모내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먹는 법, 마크로비오틱
비파 잎과 곤약 찜질
푸른 바다, 모즈쿠 그리고 원전
사찰 음식으로 구사일생
초원과 사막 위에서, 인도와 몽골
위키 어머니의 양고기 카레
인도 기차 풍경
****흙으로 돌아가는 차이 잔
사막에서 먹은 크로켓과 쿠키
드넓은 초원에서 차를 마시는 시간
생명을 취한다는 것
식탁 위의 삶, 멕시코와 쿠바
지속 가능한 식탁을 만나다
주먹밥과 바꾼 것들
태운 살사 소스의 맛
비법을 나누는 기쁨
**멕시코의 맛, 케사디야
오아하카의 전망 좋은 집
수백 년간 이어지는 살사 소스의 맛
멕시코의 걸작, 테하테
결혼식 토르티야
대대로 이어지는 선물, 선인장
춤추고 노래하는 유쾌한 제사
가다랑어 구이와 신선한 채소를 나누다
마법의 손으로 만든 타말레스
세상을 바꾸는 장보기
아흔 살의 요리사
잊을 수 없는 샌드위치
바나나 식초로 만든 피클
할머니가 주신 하얀 빵
리뷰
책속에서
그날 한자리에 둘러앉아 함께 밥을 나눠 먹은 사람들의 면면은 참으로 제각각이었다. 몇몇은 홋카이도의 목장이나 농장, 바닷가에서 일정 기간 동안 머물며 일을 하고, 일이 없는 동안은 작품 활동을 하거나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화가, 시인, 목수, 은세공인, 건축가, 미용사, 무용가, 정원사, 음악가, 의사, 전직 간호사, 퇴직한 사업가 등 직업도 다양했다. 이들이 한데 모여 살면 제법 그럴싸한 마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 모인 ‘이상한’ 어른들의 공통점은 현대사회 속 경제 시스템 의 일부로 제 역할을 수행해오다, 사회의 리듬에서 뛰쳐나와 자신만의 리듬,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나라에 취업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어른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놀라웠다. 정해진
직장이 없는데도 불안해하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는 점도 신기했다. 돌이켜보면, 취직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가 그 이상한 어른들 덕분에 삶에는 여러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던 밤이었다. 그날 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장작불을 지피고, 함께 만들어 나눠 먹었던 음식들, 특히 황홀할 정도로 달았던 밥의 맛은 지금도 나의 혀끝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아이누모시리에서 아이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난 조금씩 눈이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잡은 동물이나 손수 키운 채소도 자기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얻은 선물로 여기는 그들의 겸허한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대자연과 더불어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정성껏 살아가는 아이누 민족.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생명을 최선을 다해 활용하는 그들을 보며 난 내가 원하는 삶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