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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국내여행에세이
· ISBN : 9788954617420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서울.경기.인천권
01. 토성산성 어울길(서울 송파.경기 하남.경기 광주) … 06
물길은 토성으로 흐르고 발길은 산성으로 이어지네 김영록(걷기여행가)
02. 여주 여강길(경기 여주) … 032
함께 가면 즐거운 길 신정섭(생태문화연구소장)
03. 강화 나들길(인천 강화) … 062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을 거닐다 김기택(시인)
강원권
04. 쇠둘레 평화누리길(철원) … 088
오랜 지질시대와 이야기하며 걷는 길 함성호(시인)
05. 대관령 너머길(강릉?평창) … 120
나와 소나무와 푸른 동해가 함께 걷는 길 이순원(소설가)
06. 영덕 블루로드(강원 삼척?경북 영덕) … 150
산은 오늘도 푸르고 바다는 절로 흐르네 이현수(소설가)
충청권
07. 영주 소백산자락길(충북 단양.경북 영주) … 176
군자의 산이 일러주는 안분의 도 윤제학(동화작가)
08. 새재넘어 소조령길(충북 괴산.경북 문경) … 210
문경읍에서 충주 단월동까지 영남대로 신정일(문화사학자)
경상권
09. 이순신 백의종군로(경남 산청.하동) … 238
역사의 지도와 마음의 무늬 신용목(시인)
10. 박경리 토지길(경남 하동) … 262
봄의 환영, 꽃의 긴 그림자를 보다 김유진(소설가)
11. 남해 바래길(경남 남해) … 284
보물섬, 블루투어, 그린투어 박태순(소설가)
12. 토영이야길(경남 통영) … 310
감추어두고 싶은 보석 같은 길 정미경(소설가)
전라권
13. 고창 질마재길(전북 고창) … 340
미당이 걷던 질마재와 아름다운 절집 선운사 오솔길 유철상(여행작가)
14. 정약용 남도유배길(전남 강진.영암) … 368
이기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길 손홍규(소설가)
15. 해남 땅끝길(전남 해남) … 394
멈추기 위해 향하는 길 구효서(소설가)
16. 청산 여수길(전남 완도) … 420
청산도, 섬을 걷다 강제윤(시인)
부록 한눈으로 보는 문화생태탐방로 가이드북 … 449
임재천 사진가와 ‘마음눈’으로 함께 걷는 길 … 30, 60, 86, 118, 148, 174, 208, 236, 308, 338, 366, 392, 418, 446
저자소개
책속에서
땅끝길은 멈추기 위해 향하는 길이다. 누구나 그곳에서는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으로 비유되는 길이란,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멈출 수 없다는 뜻을 포함한다. 살아 있는 한 멈춤을 경험할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땅끝에 멈춰야 한다. 살아 있으면서도 멈춤다운 멈춤을 경험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땅끝길의 마지막 지점인 땅끝마을이다. 걷는 길로서의 땅끝길이 다른 길들과 구별되는 까닭이다.
걷는 이로 하여금 기꺼이 걷는 마음을 낼 수 있게 하는 것도 어쩌면 백리 길 저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멈춤’의 소슬한 정경, 혹은 각별한 기운 때문인지도 모른다.
(구효서, '멈추기 위해 향하는 길' 중에서)
무쇠다리옛터에서 철길 굴다리를 지나면 소백산역(희방사역)이다. 역 건물 벽면의 그림이 곱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감동에 가까운 감정이 일렁인다. 우리 집 화장실보다 더 깨끗하다. 기차에서 내리는 동네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역무원에게 다가가 죽령옛길에 대해 몇 마디 물었더니 대뜸 사무실로 이끈다. 35년 동안 철길을 지켰다는 권용복 역장님이다. 춥고, 바람 세고, 눈 많은 이곳이 좋다는, 철도 인생을 천분으로 아는 분이었다. 커피를 한 잔 타주는데, 일회용 종이컵이 아니고 머그다. 따듯한 마음이 잔에 넘친다. 희방옛길도 이분의 작품이다. 3년 전 면사무소의 도움을 얻어 주민들과 함께 잡초 우거진 옛길을 지금의 모습으로 바꾸어놓았다 한다. 역장 책상 옆 창문으로 소백산 천문대가 보인다. 한 폭의 그림이다. 오늘 내가 걸은 소백산자락길의 절정이다
길의 꽃은 사람이다. 나는 소백산 역에서 그 꽃을 봤다.
(윤제학, '군자의 산이 일러주는 안분의 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