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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김륭 (지은이)
  |  
문학동네
2012-06-25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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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책 정보

· 제목 :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18359
· 쪽수 : 120쪽

책 소개

'문학동네 시인선' 21권. 2007년, 강원일보와 문화일보에 각각 동시와 시로 데뷔하며 2012년, 등단 5년 차를 맞은 김륭 시인의 첫 시집. 이번 시집은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최현식의 제목 중 일부처럼 '뒤죽박죽 박물지(誌)'라 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삶의 편린들이 저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품은 채 마구 흩뿌려져 있다.

목차

시인의 말

뱀의 형식
눈사람을 만드는 건 불법이야
치즈
나무가 새를 집어던지는 시간
개나리 소송(訴訟)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새의 식탁
살부림
꽃의 재발견
두루마리 화장지
치약의 완성
추파춥스
눈물이 완성되는 순간
홍수
캥거루 미술관
당신의 꽃밭에는 몇 구의 시신이 나올까
페이스오프
꽃과 별을 기록하는 밥의 생산성
오래된 꽃밭
늙은 지붕 위의 여우비처럼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나비의 시간
치약
몽니
포옹
당신의 입술은 기억할까
독사
바람의 육체
눈물의 배후
청바지를 입지 못하게 된 K씨의 경우
부도난 치부책
탁본(拓本)
Happy Birthday
테크놀로지
황태
햄버거 진화론
달팽이생태보고서
지루한 거짓말
교통사고다발지역
구름의 연애사
옆구리 2
올가을은 몇 번이나 웃을까
슬그머니
첫눈
고독의 뒷모습
하품
허브
살찐 거미의 식탁
꽃다발을 빌려드립니다
밥의 도덕성
비늘
사마귀들에게 쪽지 보내기
쌀 씻는 남자
모기의 정체성
꽃과 딸에 관한 위험한 독법

해설 |‘뒤죽박죽 박물지(誌)’의 시적 규약과 윤리
| 최현식(문학평론가)

저자소개

김륭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습니다.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동시집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삐뽀삐뽀 눈물이 달려온다』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엄마의 법칙』 『달에서 온 아이 엄동수』 『첫사랑은 선생님도 일 학년』 『앵무새 시집』 『내 마음을 구경함』, 청소년시집 『사랑이 으르렁』, 시집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원숭이의 원숭이』 『애인에게 줬다가 뺏은 시』 『나의 머랭 선생님』, 동시 평론집 『고양이 수염에 붙은 시는 먹지 마세요』 등을 내고, 그림책 『펭귄 오케스트라』에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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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늙은 지붕 위의 여우비처럼

맥주 대신 콜라를 마시면서 속이 시꺼매 다행, 이라고 중얼거린 말이 그녀 짧은 스커트 밑을 구르며 오소소

태어나는 순간 싹둑, 잘린 것은 탯줄이 아니라 꼬리였는지 몰라요 매번 기차보다 심하게 몸을 덜컹거렸지만 날개를 꺼내진 못했죠 바람은 쿡, 쿡쿡 썩은 나뭇가지로 제 눈이라도 찔러 뿌리를 내리고

달을 달걀처럼 깨뜨려보고 싶은 밤이에요 못 견딜 정도로 외롭진 않았지만 지루했었죠 천식을 앓는 아버지 아랫도리를 지키는 어머니처럼, 바늘로 사타구니를 꿰매야겠어요 혀라도 깨물면 반짝, 지붕 위로 던진 사랑니 하나라도 건질 수 있을지 몰라요

그래요 썩은 이빨을 금으로 덮어씌우는 일이라고 말하진 마세요 사랑은 늙은 지붕 위의 여우비처럼 몸과 함께 태어나지 못한 시간들의 혼잣말인 줄 당신 또한 까맣게 몰랐죠

짝짓기가 아니죠, 사랑은
자작극이에요


치약의 완성

칼잠 자는 엄마, 다물어지지 않는 입안 가득 누이가 끓인 라면이 부글부글

칼이 잠시 눈을 감길 순 있겠지만 부서진 쪽문 같은 저 입을 긋기엔 좀더 거친 울음이 필요하다는 듯

아버지는 다짜고짜 허리부터 꾹 눌러 짰죠 구겨진 와이셔츠 바람의 큰형이 눈을 동그랗게 떴고 한 번 더 꾹 눌러 짜자 작은형이 그리고 마침내 내가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엉겁결에 뛰쳐나왔죠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꾹꾹 쥐어짰을 거예요 누이는 치마가 찢어진 채 기어나와 시들시들 자주 아팠죠 쉿! 이건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우리 집 텃밭 이야기, 엄마 혼자 밭을 매는 동안 아버지는 욕실에서 고함을 질렀죠 치약이 다 떨어졌다며 허리 쭉 찢어발긴 튜브를 집어던지곤 치카치카 양치질을 했죠

참 상쾌하고 개운하게 사셨죠 아버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이를 닦았고 엄마는 이를 갈았죠 그리하여 나는 몰두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되는 일에 대하여, 금을 뒤집어씌운 아버지 이빨 사이에 낀 개돼지들과 칫솔을 나눠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얘야, 이빨을 고분고분 썩힐 수 있는 치약은 없는지 몰라
닭 대신 악어새를 키우면 되잖아요

아버지에게 찢어발겨진 엄마가 숨통을 쥐어짜는 동안 나는 의심하게 됩니다 밤새 양치질을 해도 이빨 사이에 낀 새 울음소리를 긁어내거나 읍내 金마담 스커트 밑에 심어놓은 쥐똥나무 향기를 닦아낼 수 없는 불소치약의 효능에 대하여

마침내 이쑤시개를 들고 쳐들어갑니다
치카치카, 우리 아버지 물고 있던 칫솔 내려놓고
식탁에 오르실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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