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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25159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병원 스케치
나의 콘트라밴드
한 시간
초월주의의 야생귀리
루이자 메이 올컷 연보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저기 저 빨간 머리 악마놈이요, 남군이에요, 망할 자식! 부인도 물론 동의하시겠죠, 그렇죠? 다리에 총상을 입었든지 다른 사람들처럼 칼침을 맞았을 겁니다. 저놈, 씻기지도 말고 먹이지도 말고 지쳐서 나가떨어질 때까지 비명이나 지르게 내버려두세요. 저 망할 자식들을 우리랑 같이 이곳으로 데려오다니, 이게 무슨 지랄 맞은 수작인지. 이런 문제를 결정한 더 높은 인사에게도 똑같이 말할 겁니다. 안 그러면 내가 벼락을 맞죠, 두고 봐요.” (「병원 스케치」 47쪽)
혼잡함 속에서도 외로웠던 병원 침대. 그가 감내한 그 모든 희생과 고통에 비해 보상은 너무도 초라했다. 바라봐주는 낯익은 얼굴 하나 없이, 잘 가라고 말해주는 다정한 목소리도 없이, 사자死者의 골짜기까지 다정하게 인도해줄 손도 없이. 붉은 바다에 더해진 한 방울의 피처럼, 그는 그렇게 사라졌다. 잠시 나는 생명의 가치와 죽음의 신성함이 이렇게 하찮게 취급되는 현실에 비통함을 느꼈다. (「병원 스케치」 53쪽)
남자들은 ‘검둥이’라는 욕에 기역까지 하나 덧붙여 껌둥이라고 지껄이면서, 그런 쓰레기들에게 무엇 하나 쓸 만한 것이 나올 리 없다며 흑인 인권 옹호자들을 비웃었다. 간호사들은 흑인의 도움은 기꺼이 받으면서도 감사를 표하거나 칭찬하지도, 거리에서 알은척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 광경을 보고 있자니 두 세대에 걸친 노예해방론자 집안의 피가 끓어올랐고, 건수가 생기자마자 튀어나와 강경하게 자유 발언의 권리를 주장했다. (「병원 스케치」 104-1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