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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제주도 여행가이드
· ISBN : 9788956058269
· 쪽수 : 440쪽
책 소개
목차
1장 나다 _화산 그리고 오름
새로이 시작하는 당신에게 _성산일출봉
낱개들의 세상 _어승생악, 윗세오름
섬에는 섬이 없다 _비양봉
그 어디엔가 있는 _산방산
사자와 호랑이 _군산
화산학 교과서 _수월봉, 당산봉
2장 살다 _사람 그리고 오름
신의 어머니 _당오름, 높은오름
오백 년 도읍지를 지키다 _영주산, 남산봉
우도를 여행하는 방법에 대하여 _우도봉
세상이 나를 등졌을 때 _바굼지오름
파도는 설움에 겨워 운다 _송악산, 섯알오름
순이삼촌 _서우봉
3장 들다 _숲 그리고 오름
태초에 거문오름이 있었다 _거문오름
금지된 숲 _사려니오름, 물찻오름
붉은오름은 푸르다 _붉은오름
낮은 여행 _절물오름
마을이 가꾼 숲 _저지오름
숲은 치유다 _시오름
4장 걷다 _올레 그리고 오름
사람의 속도 _말미오름
사난 살았주 _지미봉
물회에 관한 짧은 기록 _제지기오름
인연에 대하여 _삼매봉, 사라봉
제주올레 성지순례 _고근산
개민들레 피는 사연 _수산봉, 안오름
5장 울다 _김영갑 그리고 오름
어떤 만남 _용눈이오름
뒤늦은 부고 _둔지봉
직선과 곡선 _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
바람을 바라보다 _따라비오름
어우러지다 _손자봉, 모자봉
오래된 기억 같은 _동검은이오름
참고문헌 및 인용자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바다에서 올려다본 성산일출봉은 바짝 각을 세운 암벽이었다. 노출 콘크리트 건물의 외양 모양으로 거칠고 투박한 바위가 핏줄처럼 드러나 있었다. 바위는 회색이었지만 흰색 얼룩이 두드러졌다. 한천복 선생의 말마따나 가마우지 똥이었다. 절벽 중간에 매달린 풍란이 바람에 애처로이 흩날렸다. 성산일출봉 앞의 암초도 가마우지 똥으로 허옇게 반짝였다. 새끼청산은 소문처럼 푸르지 않았다. 암벽 위로는 굼부리 테두리를 따라 짐승 이빨처럼 날카로운 암봉들이 돋아나 있었다. 내 앞의 성산일출봉은 여태 알지 못한 낯선 모습이었다. 새로운 비경의 발견이었다. 옛 기록은 굼부리 테두리의 암봉이 아흔아홉 개라고 전한다.
가장 눈에 밟힌 건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다. 곶자왈에서도 수없이 만났고, 만날 때마다 가슴이 먹먹했던 애처롭고 도저한 생의 장면. 바위 위에 날아든 씨앗 하나가 이룬 하나의 우주. 다른 종류의 나무 10여 그루가 뿌리를 내린 바위도 있었다. 어린 주목의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 삶의 터전이 된 저 우주의 크기도 나는 헤아릴 수 없었다. 내 눈에는 저 바위가 제주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