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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방송연예인에세이
· ISBN : 9788956059365
· 쪽수 : 292쪽
책 소개
목차
1부 그리운 건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첫 대면
나를 부르는 소리
가족의 탄생
우리 집은 양털 밭
2부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기다림
대문 지키는 아이
기다림의 온도
엄마의 전시회
예고 없는 이별
3부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 모두는 한낱 배우
브라보 마이 라이프!
무대로 가는 길
배우로서 견뎌야 할 시간들
영화배우가 된다는 건
일만 시간의 법칙
4부 우리는 모두 자신의 역작을 기다린다
데뷔의 순간
여자 강우석에서 감독 방은진으로
보는 나와 보이는 나
그리하여 떠나기도 하라
기대하고, 기다리다
5부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고 외면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칠 년의 사랑
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영원한 지하철 1호선, 영원한 청년 김민기
내 마음의 거울, 네 눈의 거울
우리가 있잖아요!
밤으로의 여행
6부 어디에 있는가보다 중요한 건 어디로 가는가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답다
안개가 있는 한 폭의 수채화
목련이 피기 위하여
고도를 기다린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치과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던 라마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덴티 츄 봉지 뜯는 소리를 듣고 살아난 케이스는 대한수의학회에서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로 남았다고 한다.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방법으로 라마를 깨우려고 했던 원장님의 ‘특효 처방’은 그분이 많은 시간을 라마와 함께 보냈고 그만큼 라마를 아꼈기 때문에 유효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도 훨씬 오래전, 하릴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라마를 살갑게 보살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수줍게 작품 앞에 서 있는 엄마의 모습에 나는 일순 현기증을 느꼈다. 일흔이 넘은 엄마가 인생의 황혼 녘에 숨은 재능을 찾아 스스로 결과물을 일구어냈다는 사실에 한층 마음이 벅찼다. 그저 저 잘난 맛에 늘 바쁜 척하며 부엌에 있는 엄마의 모습만 간직했던 나는 부끄러움 속으로 숨어들었다.
나는 혼자서 목욕탕에 가는 게 가장 싫었다. 엄마랑 같이 온 아이들이 딸기 우유를 빨며 물놀이하듯 목욕탕을 뛰노는 모습이 보기 싫었고, 혼자 왔느냐며 친절을 베푸는 아주머니들이 싫었다. 등을 밀어준다며 내 때수건 말고 당신들이 쓰던 때수건으로 나를 돌려 앉히고 때를 미는 게 너무너무 싫었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선뜩하게 다가와서. 동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보이듯 빤해서. 하지만 나는 보채지 않았다. 엄마가 보고 싶어도 참았고, 그렇게 보고 싶던 엄마를 봤을 때도 담담한 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