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거미줄

책머리에

1부 자연과 여성

살아 있는 관계의 회복을 실천하는 시 : 백석 시의 에코페미니즘적 이해
1. 대안적 세계관으로서의 에코페미니즘
2. 차별의 무화와 화합의 추구
3. 감각의 다양성과 영성의 발견
4. 자비와 무애의 실천
5. 백석 시의 현재적 의미

자발적 복종과 저항의 양식 : 한용운 시에 나타나는 자연과 여성의 재해석
1. 한용운 시와 에코페미니즘
2. 자연의 신비와 생명의 존엄성
3. 차별에 대한 저항과 자발적 복종
4. 모성적 본능과 자비의 실천
5. 실천적 담론의 생명력

가족의 이산과 가족의 이상 : 1920~30년대 시에 나타난 가족과 여성
1. 가족 담론 속 여성의 문제
2. 가족의 상실과 복원의 꿈 - 김소월
3. 공동체에 대한 향수와 낭만적 사랑 - 백석
4. 가족의 붕괴와 여성의 수난사 - 이용악
5. 가족의 억압과 위선에 대한 부정 - 이상
6. 파행적 근대와 가족의 의미

해원과 부활의 주술 : 강은교 시와 샤머니즘
1. 비리데기와 영매 시인
2. 죽음과 재생의 제의
3. 여성의 수난과 승화
4. 주술과 공감의 언어
5. 생의 긍정과 울림의 미학

곡신의 시대, 여성의 시 쓰기
1. '여성'과 '생태'의 가능성
2. 미약한 삶의 큰 힘 - 이진명
3. 생명의 길에 대한 예리한 투시 - 조은
4. 여성적 본능과 감각의 신화적 차원 - 김선우
5. '관계적 자아'의 발견과 자연의 체화 - 조용미
6. 상생의 지혜

2부 자연과 근원

김소월과 장소의 시학
1. 인문학적 지리학의 이해
2. 장소애와 감정의 이미지
3. 장소상실과 실향의식
4. 지리적 능력과 진정한 장소
5. 장소 회복의 욕망

백석 시의 동심지향성
1. 시와 동심
2. 유년의 기억과 원초적 체험 - 해방 전 시의 경우
3. 동화의 세계와 보편성의 구현 - 동화시의 경우
4. 원형의 지향과 현실에 대한 저항

욕망의 원리와 무위자연의 도 : 최승호 시의 노장적 사유와 생태학적 의미
1. 노장의 자연관
2. 욕망의 속성과 제도의 문제
3. 무의무욕의 삶과 자연의 도
4. 문명 비판과 대안으로서의 자연

그늘의 아름다움 : 문인수의 시
1. 삶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
2. 인도로 가는 길
3. 여자들
4. 불의 탑, 성스러운 강
5. 심우도
6. 시간의 깊이
7, 슬퍼서 아름다운

경계의 무화 - 고진하의 시
1. 일상에서 발견하는 신성
2. 공허가 들려주는 '시간의 설법'
3. 시의 '계도'

3부 자연의 미학

근원의 지향과 모국어의 복원 : 청록파의 시
1. 해방 직후 시단 현실과 '청록'의 자의식
2. 자연의 미학적 발견과 전통의 복원
3. 모국어의 회복과 미적 가치의 창조
4. 심오한 단순성의 시학

박용래 시의 생태 미학
1. 생태학의 미학적 차원
2. 여백의 미와 동양적 자연
3. 제유법과 자족적 의경
4. 단순성과 유기론적 생명시학
5. 친자연적 감성과 미학

작은 생명의 힘과 꿈 : 야생화의 시적 변용
1. '이름모를 풀꽃'들의 전언
2. 생명의 빛
3. 꽃의 역사, 역사의 꽃
4. 추억과 그리움의 꽃
5. 우주를 여는 꽃
6. 야생화와 생태시학

나무와 서정
1. 소극적 능력
2. 생의 감각
3. 나무 숭배의 전통
4. 현실 속의 나무
5. 서정의 지속

화두, 영원한 화두
1. 상처의 역사, 한의 형상
2. 심연 속에 숨은 꽃
3. 뿌리, 잃어버린 암호
4. 장엄미와 생명의 섭리

교감과 연민의 생명시학 : 이정록의 시
1. 서정시와 자연
2. 인간적인 관점과 연민의 감정
3. 죽음의 관찰과 삶의 통찰
4. 풍부한 자연의 비유와 이미지의 역동성
5. 소통과 연대의 굼

자연의 시에 대한 동경 : 이재무, 함민복의 시
1. 무위의 율동 - 이재무
2. 평평한 미음의 길 - 함민복

김선우처럼 여성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을 확연하게 드러낸 경우는 드물 듯하다. 그녀의 시에서 여성들은 '몸'이라는 매우 원초적인 차원에서 연대한다 더 자세히는 '물'과 같은 생성력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녀의 시에서 '월경'이나 '오줌'은 더 이상 기피어가 아니라 여성의 건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자연스러운 용어로 등장한다. 또한 그것은 나아가 여성과 자연의 유대로 이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오동나무의 웃음소리'에서는 여자들이 함게 방뇨하는 장면에 이어 "문 밖까지 땅 끝까지 강물소리 자분자분 번져가고 푸른 잎새 축축 휘늘어지도록 열매 주렁주렁 매단 오동나무가 따님들을 굽어보시는 것이었다"라는 진술을 통해 여성과 자연의 긴밀한 소통을 그리고 있다.

시인의 본능과 감각은 광대한 신화적 차원으로 열려 있다. 여성의 몸이나 자연에 내재한 관능과 생명의 위력을 체득하고 있다. 이는 개짐으로 깃발을 만들어 기우제를 올렸던 원형적 사유와 흡사하다. 그녀의 의식 속에서 인간의 삶이란 결국 끝없이 순환하는 원환의 구조를 갖는다. 이런 순환론적 사유에서는 "어머니들의 어머니들의 어머니"로 이어지는 모계의 전통이 중시된다. 그것이야말로 영원히 반복되는 생명의 작용을 관장해 온 동력이기 때문이다.

- 본문 114쪽, '여성적 본능과 감각의 신화적 차원ㅡ김선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