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외출

시인의 말

1부_사랑했었네
바다가 달려온다 / 장미여인 / 나목 / 허수아비 / 국화 한 송이 불에 타고 있을 때 / 새들의 겨울 / 꽃의 파도
봄을 생각하며 / 하늘이 우는데 / 사랑했었네 / 밤길은 월출산을 향하고 / 나이아가라 / 지렁이 / 태풍이 몰아치는데
장미의 눈물 / 촛불 스러지던 밤 / 하얀 장미꽃

2부_장미의 외출
죽음보다 더 슬픈 것 / 어느 겨울에 / 민들레 / 바람 부는 날 / 섬진강 은어 되어 / 가을 그림자 / 석양의 다뉴브 강
장미의 외출 / 계절의 끝인 것처럼 / 바다 위에서 / 별 따러 가자 / 별들은 내 발걸음 함께하며 / 별이 비워 둔 곳을 향해
수박 / 가을의 문 / 창문을 열고 / 소라의 눈물 / 촛불

3부_붉은 십자가
가시꽃 소리 / 과일 도매상에서 / 광어 생각 / 떨리는 손 / 이별해야 하는데 / 그는 고독을 감추려 웃는다
잃어버린 기억 / 아무도 없었네 / 메마른 오후 / 미소는 눈으로 / 가시꽃 그녀의 행로 / 고독 / 열반
새롭게 태어나는 것 / 붉은 십자가 / 그 사람이 나에게 말하였다 / 뭉크의 비명 / 삶과 죽음 / 지워진 이름

4부_사막에 피어있는 장미꽃 한 송이
살아 있는 것은 순간인 것을 / 여왕벌 / 회항 / 푸른 강 / 사람 / 하늘의 모든 것 / 삶에게 / 그만 울자 / 나는 바람인데
보리 소년 / 그때처럼 울고 싶다 / 강물 위에 띄워 줘 / 내 집에 가고 싶다 / 죽음이 날 찾아오면 / 양지를 찾아서
나, 솔개 되어 / 비무장지대에서 / 께어져 가며 태어나는 것에 배운다 / 시 / 꽃처럼 나비처럼
사막에 피어있는 장미꽃 한 송이 / 가을이 떠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