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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6696034
· 쪽수 : 192쪽
목차
4 시집을 내면서
하나, 아픔도 꽃이 된다
13 아픔도 꽃이 된다
14 갈대는 제 살을 깎으며 운다
16 내 이름 부르기
18 거울
19 시인의 집
20 뜯어 던지는 게 꽃잎뿐이랴
22 봄을 기다리며
23 내가 걷는 길
24 달빛
25 어떤 날
26 빈 하늘
27 봄, 그리고 어깻죽지
28 개망초
29 비 오는 날의 단상
30 상처
31 시린 하루
32 게으른 오후에
33 여명(黎明)
34 세월을 줍다
35 빈 자리
36 상흔(傷痕)
37 춘몽(春夢)
38 부메랑
39 소국을 바라보며
40 찰나의 삶
41 길 위에서
42 누가 노래를 잊었나
43 삶과 죽음의 경계
44 비
둘, 바람 지나는 생의 길목에서
김치 얹은 밥 한 술 47
花, 양귀비 48
야경, 세월을 건너다 49
사월 50
길 끝난 곳에서 만난 클로버 51
하얀 날개로 52
솔 베이지의 노래가 있는 호반 53
69 너의 이름이 내린다
70 행운목
72 그림자
74 허수아비
75 아직도 꿈꾼다
76 초저녁 별
77 봄 편지
78 존재
셋, 갈대숲엔 바람이 산다
81 서리꽃
82 너의 하늘에 손톱달로 뜨면
84 비 오는 날
86 물방울
87 바람은 갈대숲을 놓아주지 않습니다
88 유월 초이렛날의 초혼(招魂)
90 회상
92 문풍지의 눈물
94 붉은 흙무덤
95 빗속에서
96 바라기 사랑
97 바람, 빈 하늘을 긋다
98 비 듣는 날
99 다하지 못해도
100 재스민 꽃이 피면
102 녹향에 피어난 그리움
104 떠난 당신에게 편지를 쓰다
106 소리 없는 몸부림
들꽃 54
매화향기 속에 55
내 속에 집 지은 이 56
마중길 57
공허 58
찻집에서 59
가을 사랑 60
겨울 한낮 61
가을 적상산(赤裳山) 62
비 갠 뒤에 63
둥근 세상 64
장미를 그리다 66
봄 눈 67
3월의 대청호 68
지우개 하나 들고 108
그리움이 잠든 집 109
하루만이라도 110
못 다한 그리움 111
잠든 일기장 112
내 속의 움집에 113
긴 이별 114
세월가면 116
당신 117
지워진 얼굴 118
어젯밤의 꿈 119
넷, 마른땅에 하얀 맨발로 서다
햇귀가스리 123
세월에 그물을 던져도 124
할미꽃 126
해진 하루가 가듯 128
홀씨로 나르는 것은 129
풀숲 가에 눕다 130
봄날 머리 땋다 132
내 안의 너 133
오월의 아침 134
네가 있어 135
네 이름 부르고 싶은 오후 136
낮 꿈에 내리는 별 137
내리 사랑 138
사월 감기와 며느리 139
징검다리 140
141 카멜레온 시어미
142 또 하나의 길목에서
143 황혼의 모퉁이
144 빈 뜰을 바라보며
146 시골장터
148 팔십 언덕을 오르며
150 정월 대보름
152 내 셈법
153 봉숭아 꽃물 어미 어디 가고
154 송화(松花)가 피면
156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158 어머니
159 조각보
160 봄향기
다섯, 초원의 바람
162 벚꽃길
163 Cherry Blossoms Road
164 정든 내 고향
165 Memory, of My Hometown
166 향수
168 Rerfume
170 빗속에서
171 雨 のなか
172 아키요시다이 초원
173 秋吉台の草原
174 작품평론 / 리헌석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픔도 꽃이 된다
가슴을 오려내던 아픔도
한 겹 시간의 끝자락 감추면
추억이 되더라.
어찌 넘어왔던지
그 험난한 계곡
가슴에 서리서리 내려앉는 한
찢기면 찢긴 대로 사랑으로 접고
자신에 취해
흘려보내는 지난날들
아파도
추억은 꽃이 되더라.
날이 지날수록 향기 짙어지는.
갈대는 제 살을 깎으며 운다
누워도
빈 가슴에 이는 바람이 시리더니
한 줌의 기억은
잠을 걷어내고야 만다.
오늘도 밤 깊어지면
기어이 떼어내고야 마는
살점들
놓아버린 그리움이야
한 번쯤 뒤돌아보면 그만인데
세월에 마른 영혼은
또 다시 그날로 되돌아가네.
파고드는 슬픔 한 덩이
차마 버리지 못할
이름들만 아픈데
햇빛 겨운 날에도
갈대는
제 속의 바람에 부대껴
제 살을 깎으며 운다.
내 이름 부르기
잠 오지 않는 밤
그 깊은 강에서
가슴을 가로지르는
바람 한 줄에
이가 시리다.
펼쳐 든 책은 하얗기만 하고
누가, 그 누가
나와 함께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려나 싶어
전화번호를 뒤적이다가
그만 어깨를 접는다.
돌아앉은 막막한 시간
그저 벽을 바라보다가 내 이름 부르니
벽이 나를 부른다.
다시 소리 높이니
벽도 더 크게 나를 부른다.
내가 부르는 내 이름과
벽이 부르는 내 이름이
시린 바람 긋고 가는 방 안에
가득 차오른다.
이러다가
내 이름이 넘쳐
밤이 터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터져버릴지도 모르겠다.
거울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살아온 세월을
굳이 말할 필요 없이
그저 떠오르는 것에
속을 다 비춰내고도 남는 것
그대
내 앞에 설 때
젖은 삶 다 보이듯
나 또한
그대에게 그러하기에
마주 보면
서로가 나를 보는 것이지
멀어진 세월에
나를 누르고
그렇게 마음 다독이면
꽃 지는 밤에도
한 겹 이불에 아늑하다.
시인의 집
바람이 머물다 떠나간 자리
허공을 맴도는 얼굴이거나
비껴 떨어지는 햇발 한 가닥이더라도
살 떨리도록 품어 안는 날들
홀로인 시간들을
다하지 못해 빈 가슴이어도
도리어 향기로운 건
먼 기다림의 유전병
옷깃을 파고드는 갈바람 한 줄에
가지를 떠나는
잎들의 이야기 엮는
그리움의 물레질
모두가 잠든 밤
빗소리에 깨어 앉으면
언어의 집 짓고
세월을 수절守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