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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한 줄의 긴 시입니다

오솔길은 한 줄의 긴 시입니다

서정탁 (지은이)
  |  
오늘의문학사
2014-09-30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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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한 줄의 긴 시입니다

책 정보

· 제목 : 오솔길은 한 줄의 긴 시입니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6696423
· 쪽수 : 146쪽

목차

自序 ― 5
아내 이영일 ― 6

1부 문고리 신호
이사 온 새댁 _ 15
문고리 신호 _ 16
난蘭 _ 18
새벽 01시의 달빛 방문 _ 20
봄비 _ 22
눈芽 _ 24
빗소리 _ 25
강화도에서 _ 26
깃발 _ 28
대청봉에서 _ 29
꽃 종 _ 30
나뭇가지 手話 _ 32
목걸이 _ 34
떡갈나무이파리의 배려 _ 35
속이 부드러워야지 _ 36
징검다리 _ 38
번데기 _ 39
참을성이 닳아가는 까닭 _ 40
풀잎 듣거라 _ 42
꽃들의 말소리 _ 43
호수 이야기 _ 44

2부 물결 산책
바람 _ 49
물결산책 _ 50
구피 _ 52
소금쟁이 선사 _ 53
달 _ 54
신호등 _ 56
나사못 _ 57
참새 _ 58
양은 냄비 _ 60
억새 _ 61
가로등 _ 62
반지하방 _ 64
거울 _ 66
다리橋 아래는 수도修道 중 _ 68
산등에 서서 _ 72
싸리비 _ 74
열매 _ 75
서커스단의 어미원숭이 _ 76
우리 집 순진이 _ 78
시계 속의 역사 _ 80
조약돌에는 _ 82
이규보의 ‘영정중월’을 읽고 _ 84

제3부 아버지의 의자
가랑잎 _ 87
아버지의 의자 _ 88
소백산 고사목 _ 90
손가락 _ 91
시골 _ 92
가을산에 올라 _ 94
금환일식金環日蝕 _ 96
노송 밑에 앉아 _ 98
눈 내리는 밤 _ 100
눈 오는 세모 _ 101
인생길 _ 102
담쟁이 _ 104
물소리 흐르는 계곡길 _ 105
산 속 오솔길은 탯줄입니다 _ 106
산기슭 처사 _ 108
풍경 _ 109
생수를 받으며 _ 110
엄마 이야기1 _ 112
아버지 손길 _ 114
아버지의 논 _ 115
이파리는 _ 116
處士觀雲圖 _ 118

제4부 프리즘 사랑

프리즘 사랑 _ 121
내 발자국 소리 _ 122
거울을 벽에 다는 까닭 _ 124
지천명 생일날 _ 126
살펴보지도 않고 _ 128
별로 피는 동백꽃 _ 130
낙엽 _ 132
미사에 늦은 날 _ 133
산행 _ 134
오솔길은 한 줄의 긴 詩입니다 _ 136
어음 _ 138
민들레 _ 140
여과지 _ 141
괜히 속상해 _ 142
투정했더니 _ 143
여전히 웃으시는 그분 _ 146

저자소개

서정탁 (지은이)    정보 더보기
- 1960년 경북 상주 生 - 한양대 졸업 - 수원공고 교사 - 이메일 : da-biu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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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새댁
한달 남짓된 아기를 둔 새댁이 이사를 왔다.
익숙해진 버릇대로 빗장을 걸고
내 딴에는 사색의 길을 걷고 있던 날
그 새댁이 초인종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부침개 했다고 한 장 달랑 들고와서는 딩동
배추 겉절이 했다고 한 접시 담아 와서는 딩동
우엉 졸였다고 서너 젓가락 갖고 와서는 딩동
막 물 끓었으니 아내더러 차 마시러 오라고 딩동
쓰잘 데 없는 이 새댁의 행패에 짜증이 날 무렵
내 무딘 마음에 파란 싹이 돋아나고
녹슨 문고리가 수다에 닦여 빛을 내기 시작했다.
스스로 깊다고 믿어 온 나의 사색은
들여다 볼 것도 없이
어떻게 하면 이 세상 편하고
무엇을 해 먹어야 몸에 좋을까? 하는 망상의 찌꺼기들.
그 몹쓸 잡념들이 딩동딩동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빼꼼히 열린 문 틈으로 달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집 옆에 새로 이사 온 눈이 맑은 새댁.
문고리 신호
내게만은 참으로
관대했었다.

언제나
활짝 열어 놓고
마음대로 드나들며
열쇠를 흔들어 대었다.

이 문을 열고
고개 들고 나가서
돌아올 모습 생각 못했고

들어와 닫을 때마다
지나온 발자국 다 잊었다.

문을 열고 나갈 때마다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돌아온 고마움
닫기도 전에

이미 닫혀진 이웃은
어디에 열쇠처럼 걸어 두었을까

열어 놓으면 경계는 없어지고
닫으면 갑자기 생기는
이 빗장

제 자리 잃은 욕심들이
제멋대로 드나들던 문고리를 잡고
두고 온 문 밖의 이웃 세상으로
또또 또또또 구조신호를 보낸다.
난蘭
난!
저 산맥 같고 강줄기 같이
뻗어 있는 자존심이 부럽다.
달아오르는 갈증도 몇 달이고 버텨내는
푸른 오기가 부럽다. 난!
하루아침에 피고 지는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몇 달을 느긋이 변하지 않는
저 달관이 부럽다. 난!
수도자의 심성으로
오랜 날을 조금씩 꽃대를 올리고
향기 킁킁거리지 않게
먼 산 한줄기 구름 오르듯
피우더니
오래오래 꼿꼿이 서서
천천히 천천히 지느니
바라보는 내 허리를 쓰다듬게 한다.
새싹이 나도
인내를 가르치지 않고
오랜 날을 기쁘게 만들더니

자라서도
오래오래 제 모습을 바꾸지 않고
다른 모습으로 허리를 굽히지 않는다.
바람 한 번 불어도 누워 버리거나
하루만 보지 않아도 웃자란 잡초처럼
종잡을 수 없는 행보가 아니라
해가 지나도 그 줄기 그 모습
쉽게 바꾸지 않고 변함없이 푸르니
초지일관 지조 있는 그 모습
가까이 두고 보아도 언제나 그 자태
네가 정녕 스승이다. 난!
새벽 01시 달빛 방문
달빛 새벽 01시
북두칠성 뒷꼭지엔 뒤척이는 꿈길 아득하고
아랫방 12시 굴뚝 연기는 초침처럼 팔을 저어
시침 따라 내려온다.
새벽 논두렁은 방금 파낸 책상금처럼 서늘하다.

암수 개구리 풀쩍풀쩍
달빛에 놀란 놈이 어디 너희 뿐이랴
건넌말 불빛은 앞산 둔덕에
서른 해 전 졸업식마냥 뽀이얗고
객 드문 식당에서 달 같은 둥근 빈대떡으로
막걸리잔의 달빛을 저어 가라앉은 해금소리 마신다.

소쩍새 소리
탱글탱글 여물어 떨어지는 알밤으로
밤새 갈빗대 뒤안에 토실토실 쌓여
달빛 젖은 베갯머리에 뚝뚝 떨어지는
어린 이름들



이 가슴에 절절한 가락 담겨 있지 않다면
어찌 지천명이라 하리
국화 지기까지 내내 빈 수레 바퀴
옆집 개 짖는 소리에도 먹먹히 익어가는
새벽 01시 밤톨 같은 달빛 만지다.
봄비
1.
물 오른
버들 가지
꽃눈 사이로

작은 새
무리지어
쫑알거리며

봄을 쪼아
올리는
고운 빗방울.

2.
흙 밑에
숨어 있는
어린 봄 찾아

병아리떼
아장아장

고운 부리에

새싹들이
부르는
결 고운 합창.
눈芽
하늘 향한
막다른 골목
찬바람 스치는 가지 끝마다
수많은 꿈을 횃불로 여미고

바람에 흔들리는
현기증을 토닥여

숨을 고르고
일제히 타오를 준비를 마친

봄의 뇌관雷管
빗소리
1.
낯익은 거리에서나 낯선 거리에서 눈에 익은 모습 하나
가방에 넣고 돌아온 날 가로등 불빛만한 작은 세상에
별똥별 같은 사선斜線도 못 긋고 떨어져 버린 사람의 소리.
툭툭 깨지는 듯 넘쳐오는 물결같은 아픔으로 창가에
서성이며 부르는 소리. 막아도 막아도 그대 헤집고
들어오시다.

2.
밤의 광장에서 꿈과 꿈 사이는 아득히 넓고 멀어 닿지
않는 인연을 꿰맬 수가 없었다. 세상에 가득한 사랑
한 아름 안아 보지 못하고 비의 옥쇄를 쓸어 모으는
윈도우 브러시의 절룩이는 걸음걸이로 세상 밖을 걷던
우리.


自序


2014년 9월 9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 25주년 기념일이다.
그 기념으로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조금은 특별한 선물을 하고자 마음을 모았다. 그것은 나는 아내의 전시회를 열어 주고, 아내는 내 시집을 내주는 일이었는데 이 결정은 나름대로 꽤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었다.
그 결심이란 우리 부부의 재능이 전시회와 시집을 낼 정도가 아니라는 생각에 ‘행여 과한 욕심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이겨야 하는 용기였다.
아내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더니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서부터는 틈나는 대로 꾸준히 배워 지금은 여러 미술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이곳저곳에서 수상을 하더니 최근에는 외국 여러 곳에 작품을 전시하면서 그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그 열성에 남편으로서도 감탄하고 있다.
아내는 3번째 개인전을 예술의 전당에서 10월 2일부터 9일까지 가지기로 하고 관련된 모든 일들을 마무리 지었다.
나 또한 평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였지만 천성이 게으른 탓에 그리 열심히 매달리지를 않았다. 이 참에 아내의 채근 덕으로 대학 시절부터 그적거렸던 것들을 부랴부랴 정리하고 딴에는 다시 손질도 하면서 80여 편의 작품을 엮었다.
그 중에는 대학 문학상에 당선되었던 것, 시동인 모임을 통해 발표했던 것과 수원문인협회에서 잠시 활동할 때의 작품도 있고, 더러 교원문학지와 중소 지방지에 게재되었던 것도 포함되었다. 워낙 재주도 없거니와 작품 수준 또한 별 게 아니었으므로 혼자서 생각이 날 때마다 기록해 둔 원고들을 들여다보면서 틈틈이 만들어 낸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대개의 시집에 있는 평론은 생략하였다. 그 까닭은 내 작품은 내가 좋아 쓴 것이긴 하지만 감히 평론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스스로 믿고 있으며 이 시집의 출간 목적이 그동안 내던져 두었던 원고들을 한 곳에 모은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었다.
우리 부부가 25년을 한결같이 살았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니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또 이 시집을 내게 된 것에도 고마워한다. 시집 출판은 아내의 전시회 개막일에 맞추고자 노력하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속마음엔 ‘이 세상에 수많은 명작들도 잘 읽지 않는데 이름도 없고 읽어줄 리도 없는 티끌 같은 글 나부랭이를 드러내려 하는가?’하는 부끄러움이 끝까지 붙어 있으나, 이를 애써 무시하고 아내와의 이 시도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만을 바라며 행복하게 여기려 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지영이, 딸 지현이와 자축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우리 부부의 양가 가족들과 친척들, 사랑하는 과천 성당 및 수원공고 식구들, 그리고 내 오랜 친구들 모두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풍성하게 내리시기를 기도드리며 인사에 갈음한다.

2014년 9월 서정탁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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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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