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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그 여자

동백꽃 그 여자

전춘희 (지은이)
  |  
오늘의문학사
2014-12-17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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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그 여자

책 정보

· 제목 : 동백꽃 그 여자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6696577
· 쪽수 : 226쪽

목차

서문 … 4

1 선운사 상사화가 보고잡다
자연으로 돌아가다 … 11
선운사 상사화가 보고 잡다 … 15
쑥부쟁이는 피고 지고 … 19
은행 이야기 … 24
누리장나무와 백발의 할머니 … 28
저승 갈 땐 연꽃을 타고 … 32
당신은 꿈꾸던 인생을 살고 있나요 … 36
유년의 편린 … 40
흰 비둘기를 안고 … 48
늙은 아버지와 봉숭아 꽃물 … 52
홍시가 황홀한 시간 … 57
씨앗 주머니 … 61
비목나무와 향기 … 65

2 산에 들에
동백꽃 그 여자 … 71
늙은 개와 그 여자 … 74
여러분, 수인선을 아세요 … 77
사진 한 장 … 80
맛난 우물 이야기 … 84
송편에 관한 그 집안 내력 … 88
다자이 오사무의 추억을 읽고 … 91
겨울나무 청대 같은 목숨 … 95
낙엽은 지는데 … 98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 102
산에 들에 … 106
산에 사는 남자의 아주 작은 문신 … 109
그곳 선자령 이야기 … 113
내 사랑 아반떼 … 118

3 조팝꽃이 날리네
횃댓보 … 125
비밀의 방 … 128
계란 밥 … 132
동백나무 심은 뜻 … 136
부추김치에 세밑 안부를 묻다 … 140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143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 148
매화꽃이 된 고양이 … 151
그 봄에 찬란한 봄에 … 155
조팝꽃이 날리네 … 158
굿바이 아빠 … 162
순자 씨의 로맨스 … 165
생활의 발견 … 169
당신을 잊지 않고 있다고 … 172

4 저문 날의 풍경
모범경작 … 177
뚜김 선생과 그의 제자들 … 181
도깨비 식당 … 186
겨울 숲에 대한 단상 … 189
바람소리 … 192
봄날은 간다 … 195
그녀의 등 … 199
천변풍경 … 202
불청객 … 206
창가에서 … 210
처네 이야기 … 214
저문 날의 풍경 … 218
하늘의 별이 된 당신 … 222

저자소개

전춘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봄바람이 불던 날 바닷가에서 태어났다. 바람 부는 날을 좋아한다. 이십년 만에 서울에 입성하여 숭의여대 문예창작학과와 한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에 다니던 시절 그룹 사보에 콩트 “월동준비”가 당선되어 잠깐 내 인생의 다른 길을 생각하게 되었다. 학교 다니면서 동화 “마늘 한 꾸러미와 참깨 한 병”, “초록이의 앞니 한 개”로 아동문예 신인문학상과 여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도 잡고 메뚜기도 잡고 나무를 타면서 숲 속에서 놀면서 누리 숲 생태교육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얼떨결에 남긴 작품은 베어트리파크 수목원의 “새총 곰 가족이야기”라는 동화 스토리이다. 앞으로는 삶에 대해 좀 더 의연해지는 것이고 아직도 갈망하는 것은 엄마 심부름 보낸 아이가 친구만나 자기가 무얼 해야 하는지도 잊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처럼 언제 난 글을 쓰나? 늘 그리움만 가득이다. 새로운 다짐 내 삶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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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왔어요. 늘 하던 버릇대로 2층 자료실에 들러 무슨 책이 새로 들어왔나? 구경하는 것도 저에게 책 읽는 것 말고도 유일한 낙이 되었어요. 갑자기 기온이 내려간 요즘 비가 내리고 나더니 날은 청명하고 공기도 달아 더없이 좋은 날이에요. 더군다나 더위도 한풀 꺾여 그동안 모기에게 사정 봐줄 것 없이 죄다 뜯겼던 살들이 이제야 좀 진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하루 앞서 동생의 49제를 지내고 왔습니다. 전 내세 같은 것 안 믿지만 갑작스런 인간의 죽음이 너무 허망하여 인간은 종교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족의 죽음을 실제 체험한다는 것은 남은 가족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명랑한 목소리와 따뜻하던 손길이 오늘은 들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어디 먼 나라로 여행이라도 간 사람처럼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그게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동생은 분명히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동생의 몸에 제가 삽으로 흙을 퍼 덮어주었으니까요. 아마도 동생에게 있어서 흙은 이불보다 따뜻한 무엇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불보다 따뜻한 무엇. 이제 살은 삭아서 우리가 먹고 마시는 상추나 배추 민들레 엉겅퀴 벌레들을 키우는 거름이 될 것이고 뼈는 삭아 가루가 되어 이 세상의 논밭을 기름지게 하여 살아남은 자가 먹고 마시는 좋은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그럼 영혼은 무엇이 될까요?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겠지요? 저는 그렇게 믿고 싶었어요. 과학이 아니더라도 동생이, 하늘 보면 보이는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책에서 읽으니까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새로 태어날 아기의 영혼 속으로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그 말도 일리 있는 말이에요. 옛날 시골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혼 불이 그 사람의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빠져나간 영혼이 혹시 태어나는 아기에게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하여 그 아기의 영혼으로 오래오래 살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인간에게 희망이잖아요. 그런데 자신이 아기의 영혼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왜 모르는 것일까요? 우리를 만들어 놓은 조물주는 그것은 비밀? 이라고 해 둔 것 같아요. 인간이 죽으면 건너는 강이 있는데 그게 레테의 강이래요. 그 강을 훌쩍 건너면서 이승의 모든 기억을 다 잊어버린대요. 기독교에서 말하는 요단강이 레테의 강이 되는 셈이죠. 그렇게라도 생각하면 앞서 가버린 동생의 안타까운 삶이 저에게는 조금 위로가 되겠지요?
‘선 감도 떨어지고 익은 감도 떨어지고’라는 말을 들으며, 그래요. 자연은 가끔 선감도 떨어트리고 익은 감도 떨어트리고 세상에 태어나 원 없이 자신의 일을 하면서 누릴 행복 다 누리면서 가는 인생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인생도 있죠. 개인의 가족사를 들여다보면 그 속에 작은 아픔 하나씩 다 들어 있더군요. 그러니 산 사람은 또 하하 호호 웃으며 건강하게 살다가 익은 감 되어 떨어지게 되면 그때 가서 그 영혼들을 만나면 되겠지요?
동생은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가 소식도 없고 이렇게 왁자지껄한 여름이 다 지나가는데도 수시로 전화를 해대면서 이번 휴가는 동해로 가자 서해로 가자 남해로 가자 어쩌고 할만도 한데 아무런 소식도 없는 것을 보니 가긴 간 모양이에요. 인간의 삶이 허망하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때로 잊고 살면서 행복할 수도 있는 것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흙, 바람, 구름, 내리는 비, 공기, 풀, 나무, 꽃, 벌레 등이 되어 내 동생은 이 우주 공간에 머물고 있을 겁니다. 우리 곁에서, 우리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되어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푸성귀가 되어 저녁 하늘에 비친 노을이 되어 저 새벽녘에 불어오는 바람이 되어 호젓한 밤에 내리는 가을비가 되어 우리 곁에 머물겠지요? 그러니 안타까워 할 일도 서러워 할 일도 없겠지요? 애써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동생은 자연이 되었습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버무려져 자신이 떠나왔던 무성한 숲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그 숲에 대고 안타깝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름다운 내 동생아 잘 가거라 하고. 마흔도 채 못 채우고 가버린 동생을 안성천주교 공원묘원에 묻고 오면서 동생이 남긴 유언들을 생각했습니다.
“나 세상에 있을 때 나로 인해 마음 다친 사람들이 있다면 다 용서하라”는, 그리고 지금도 이 세상에 씨앗으로 남긴 두 점 새끼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워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싶은 아이들을 못 잊어 “언니 내 아이들을 부탁해”라는 말을 떠올리며 말없이 지는 저녁놀을 바라보았습니다.
인간의 삶이 때로 그렇게 허망해도 이 우주는 우리가족의 슬픔과는 상관없이 잘 돌아갑니다. 소털 하나 빠진 만큼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그렇게. 그게 이 우주의 법칙입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고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잘 들리지 않고 잘 보이지 않더라도 예민한 감각하나로 뛰어난 감성을 발휘하셨듯 지금 그만큼만 행복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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