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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의 흔적

유목의 흔적

(제13회 한국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

한국청소년문학상 운영위원회 (엮은이)
  |  
오늘의문학사
2015-06-05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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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의 흔적

책 정보

· 제목 : 유목의 흔적 (제13회 한국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6696867
· 쪽수 : 238쪽

목차

발간사 3

운문부문 당선작품

대상 | 차유오 (심석고등학교 3학년)
유목의 흔적 10

금상 | 이선영 (유봉여자고등학교 3학년)
설렁탕은 소의 땀이다 12

은상 | 노현정 (전북중학교 3학년)
책상 14

권예림 (서울혜원여자고등학교 3학년)
유리 염전 16

박선옥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저글링 18

신재호 (능곡고등학교 3학년)
함수 20

조민기 (서대전고등학교 3학년)
밀실 연대기 22
동상 | 이다현 (여의도여자고등학교 2학년)
씨앗 26

김선홍 (군산고등학교 3학년)
사진 28

김연수 (인천세원고등학교 3학년)
지는 꽃 30

박주은 (서울삼성고등학교 3학년)
발각 32

오병현 (인항고등학교 3학년)
우무의 성질 34

원서정 (송림고등학교 3학년)
낡은 컴퓨터 36

임승민 (울산공업고등학교 3학년)
검은 고양이 38

최하린 (인천여자고등학교 3학년)
부재사유 40

황원태 (서라벌고등학교 3학년)
개밥바라기별 42

현세영 (제물포여자중학교 3학년)
꿈 44

산문부문 당선작품

대상 | 김수빈 (서울성신여자고등학교 2학년)
일어서는 봄 48

금상 | 홍서진 (수내고등학교 2학년)
할아버지의 시계가 멈추던 날 52

은상 | 강주이 (서울청량중학교 3학년)
두려움을 버리고 57

서호영 (신라공업고등학교 2학년)
가족이 필요해 59

이아리 (Suva Christian Community High School 2학년)
짜장면의 의미 92

정윤호 (수명고등학교 3학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96

차희윤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상자 108

동상 | 박지숙 (완주봉서중학교 1학년)
벚꽃잎이 흩날리던 봄날에 113

모세민 (덕수중학교 3학년)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 116
동상 | 박예지 (오산운천중학교 3학년)
향기가 부르는 추억 136

남궁예나 (광주중앙고등학교 2학년)
도서관 139

강은주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결혼했던 남편 157

김경민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목 안의 나비 173

박소연 (수리고등학교 3학년)
오늘 176

송현아 (휘경여자고등학교 3학년)
피에로 189

양진솔 (송산고등학교 3학년)
노란 곰팡이 201

조현정 (서울서문여자고등학교 3학년)
자각몽 215

운문 심사평 234
산문 심사평 237

책속에서

제1부 운문부문 당선작품

[대상]
유목의 흔적
차유오(심석고등학교 3학년)

딱딱하게 굳은 사내의 발뒤꿈치에서
유목민의 습성이 발굴된다

구겨진 신문지, 낱장의 온기를 누비던 사내는
오늘도 지하도 구석에서 잠이 든다
어쩌면 이번 생도 비정규직일 지도 몰라

가로로 쳐진 벼룩시장을 낀 옆구리가
오늘따라 유난히도 시린데
역 안의 하룻밤을 꾸어보던 사내
매일 밤 이루어지는 땅따먹기 흥정은
늘 실패다

과거 옮겨지지 못한 게르의 천막은
일인용 철도를 품는다
지하철 노선도에도 별자리가 떠오른다
환승역마다 옮아 붙던 가난들
작게 뚫린 창으로 겨우 점쳐본 내일들
잠자리에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별자리

역세권 5분 거리 전단지를 고이 접어 날린다
전단지 끄트머리가 향한 방향은
오늘밤 간이 게르가 설치될 자리

걷는 자리마다 사막꽃으로 만개하던
사내의 몽고반점은 퇴화하지 못했다
유목민의 흔적은 더욱 푸르게 익어간다

[금상]
설렁탕은 소의 땀이다
이선영(유봉여자고등학교 3학년)

구제역이 몰아친 후 횡성 땅에
열 평 크기 설렁탕 가게를 차린 여자
황소와 암소를 모두 흙구덩이에 파묻고
아침이슬로 빈 축사를 매일 청소했던 여자
막 낳은 송아지는 이유도 모른 채
구제역 균을 달고 나와 몸이 비틀거린다
열병이 강철로 된 우리 안을 파고들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던 그 여름
신열이 발톱에 고여 만든 고름
이상하게도 그런 날이면 군청에서는
소 보상금을 구제역 속도보다 빠르게 지급하고
남자들은 시내 술집에서 농을 쳤다
땅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소울음에 귀를 닫고 싶었던 걸까
마을 곳곳에 퍼진 열병이
기어이 열꽃까지 활짝 틔웠을 즈음
여자는 소뼈를 거대한 냄비에 끓이기로 마음먹었다
소를 기리는 마음으로 한여름에
옷을 적시며 설렁탕 국물을 우려내고 있다
어쩌면 소뼈를 팔팔 끓인 국물은
소가 열병에 시달리다 흘린 땀일지도 모른다

[은상]
책상
노현정(전북중학교 3학년)

나의 학교 책상을 보면 많은 흠이 있다.
언제, 누가 썼는지 모르는 낙서들이 온통이다.
어느 한 곳은 구멍이 뚫려있다.

난 그 책상에서 공부를 한다.
수업시간에 책을 그 책상에 올려두고 공부를 한다.
그때 책상은 나에게 공부를 하는 용도이다.
낙서와 구멍에 멀쩡하지 못한 책상이지만 난 그런 책상이 편하다.

난 그 책상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한다.
쉬는시간에는 그 책상에 팔을 올려두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때 책상은 나에게 이야기 공간을 피울 수 있는 장소이다.

난 그 책상에서 음악시간에는 리듬을 칠 수 있는 악기로 사용한다.
선생님이 ‘덩 덕 쿵 덕 쿵’ 이러면서 교탁을 두들기시면
난 책상을 두드리며 소리를 낸다.
그때 책상은 나에게 악기의 용도이다.

난 그 책상에 가끔 거울과 빗을 올려둔다.
책상에 거울을 올려두며 얼굴을 보고
책상 위에 있는 빗을 잡고 머리를 빗는다
그때 책상은 나에게 화장대가 된다.

이렇게 이 못나고 낙서가 되있는 책상은
학교에 오면서부터 내 바로 앞에 있는 친구 같은 것이다.
비록 겉보기에는 더럽고 낡았지만
나에게는 1년을 함께 해야 할 추억이 많은 소중한 책상이다.

[은상]
유리 염전
권예림(서울혜원여자고등학교 3학년)

아찔하게 늘어선 절벽 틈새로 햇살이 부서지는 아침
안전모를 쓴 소금쟁이가 허리에 밧줄을 매고
거울처럼 매끄럽게 일렁이는 수면 위를 걷는다
아득한 상공의 높이가 은빛 잔털들을 세우고
허공을 향해 달음질하는 작은 발자국 사이로
생계의 물살에 모천을 떠나온 그림자들이 지난다
외벽을 타고 유유히 흘러가는 물빛 층운을 뭉쳐다가
더운 입김을 한 줄기 뿌려 얼어붙은 성에를 녹이고
밀대로 절벽 끝에서 피어난 희망을 경작하는 남자
도시의 하늘을 정화하는 잔잔한 파문이 그려지고
격자모양 가지마다 윤기 나는 햇살이 반짝인다
시야를 가리던 오래된 낙엽들을 뭍으로 밀어내고
봄처럼 느지막한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기 무섭게
지독한 먼지를 머금고 한달음에 하늘로 밀려오는 파랑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점점 높아지는 삶의 수심에
그리운 지상으로의 낙화가 못내 아쉬운 것일까
성큼성큼 절망의 층계를 더듬어 짚는 손잔등 너머로
어지러운 일상이 도로의 지류를 따라 헤엄치고
따뜻한 입김을 불어 날이 선 피로를 녹이는 석양
무지갯빛 꿈이 선명하게 새겨진 수면의 홑창을 열자
말간 바람 한 장이 메마른 목젖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은상]
저글링
박선옥(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신세계 캬바레, 공을 던지고 받으며
굽은 등으로 구두들의 궤도를 따라
구르던 아버지
모서리가 벗겨진 동생의 동화책 속
도미 비늘을 떼어
반짝이옷을 지어 입었다
한마리 도미가 된 아버지가
굽은 허리에 맞닿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공을 닮은 과일을 굴리면
구두들은 발을 구르며 웃음 소리를
내뱉곤 하였다
동생이 평상에 엎드려
아버지의 비늘을 세다가
기침을 하며 평상에서 떨어졌다
푸르스름한 새벽마다 아버지는
하얀 분장을 벗었는데
동생이 떨어지고 나서
아버지의 얼굴은 점점 더 얼룩졌고
궤도를 따라 구르는 공과 아버지의
발도 덩달아 느려졌다
아버지 붉은 비늘이 빛에 바랬을 때
신세계 캬바레는 문을 닫았다
비늘 위를 유영하던 조명이 깨지고
아버지의 하얀 얼굴이 지워졌다

[은상]
함수
신재호(능곡고등학교 3학년)

수많은 점들이 모여
좌표평면이라는 세상을 이룬다
그 넓은 세상 속
각기 다른 점들의 집합
함수
서로 다른 모습을 띈 선들이
넓은 세상 속에 공존한다

여기
끝없이 올라가는 선이 있다
무한의 종착지를 향하여
끝없이 떨어지는 선이 있다
무한의 종착지를 향하여
긴 고독의 여정 속에서
다른 방향을 향하는 두 선은
운명적으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단 하나의 작은 점 위에서
서로의 긴 외로움 끝에
두 선은 공존한다
두 선은 함께한다

그때는 몰랐다
각자의 길이 어느 길인지
먼 훗날 알았다
각자의 길이 어느 길인지

[은상]
밀실 연대기
조민기(서대전고등학교 3학년)

밀실에 갇힌 아이에게 들리는 소리는
뜻 모를 이국어異國語와 사각거리는 펜 소리
참고서와 교과서 넘어가는 종이 소리
‘다 너 잘되라고’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얼굴만 알고 있는
여자와 남자의 목소리

아이가 청년이 되었을 때
청년은 밀실을 부수고 나왔으나
추운 날씨 속에서 청년은 다시
밀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찾은 조금 더 큰 밀실에선
다시 펜 소리, 종이 소리
‘이건 다 널 위한 것’
다행히 지금은 이름과 나이는 알지

청년이 어른 축에 끼기 위해
밀실을 다시 부수고 나왔을 때
사방은 불바다였고
살기 위해 청년은 또 밀실을 찾아야 했다.

뭐 어느 때는 아니었겠냐만은

청년은 사람 100명을
자기 대신 불구덩이에 처넣고
제법 큰 밀실을 찾아 살게 되었다.

청년은 가끔 밀실 밖을 보았다.
불구덩이, 한파,
전염병이 득시글거리는 곳에서
사내는 살아남은 꽃한송이를 보고
뛰쳐나가 뿌리째 꽃을 옮겨왔다.

남자는 밀실 속에서 살아갔다.
자판 두드리는 소리
누군가의 고함

밀실 속에서
남자는 큰 꽃과 작은 꽃
두 꽃의 향기에 의존하며 살아갔다.

어느 날인가
남자의 밀실 속에는
자판 두드리는 소리와 고함소리가 그쳤다.
그리고 두 꽃의 향기도 차츰 옅어졌다.

남자는 밀실을 나왔다.
불구덩이와 전염병은 더 이상 없었다.
그러나 매서운 한파는
늑대의 이빨처럼
사내의 온 몸을 물어뜯고 할퀴었다.

노인은 인적 없는 공원
홀로 남은 벤치에 앉았다.
주름진 낡은 손을 살폈을 때
그 손은 한없이 평범했다.

노인의 옆으로 검은 고양이 하나가
뛰어올라와 자리를 잡았다.
노인은 나비의 보드라운 머리를
낡고 평범한 손으로 쓸어주었다.

언제 적 일이던가
온기를 손에 남긴 적이

노인은 밀실로 돌아간다.

텅 빈 밀실은
선 채로 얼어붙을 것 마냥 추웠다.
노인은 조용히 누워 이불을 덮었다.
큰 꽃의 향기가 방 안 가득 퍼졌다.

그간 밀실에선 꽃의 향기가 옅어진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고통이란 단어의 발설도
비난 받는 행위가 된 세상에서

남자는 밀실 속에서 눈을 감았다.

[동상]
씨앗
이다현(여의도여자고등학교 2학년)

철로를 따라 달려가는 기차의 창가
어느새 빌딩의 숲에서 벗어나 역에 도착한다
흙먼지와 담장 너머로 보이는
내가 심어 놓았던 사과나무 한 그루

어렸을 적 가족들이 모여 먹고 살던 우리 집
매미소리가 잦아든 처마에서 엄마가 깎아준
사과 씨앗을 받아 마당 한구석에 심었다
발그레한 뺨을 닮은 사과가 언젠가는
주렁주렁 매달리기를 기대하며.

손바닥 만 한 언덕에서 새 싹이 트기도 전에
나는 엄마의 손에 끌려 기차에 탔다
빌딩으로 둘러싸인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몇 밤을 자야 아버지와 다시 만날 수 있냐는
나의 물음에 대답했던 엄마의 한숨들

아버지가 없는 집에도 시간은 흐르고
몇 번의 봄날이 흐드러지듯 반짝였다
우리 가족의 씨앗은 아직 겨울의 언 땅 아래
내가 교복을 벗고 기차에 오르는 날,
재회의 봄이 빠르게 싹을 틔운다

다시 만난 아버지의 얼굴에서 피어나는 꽃
지나간 시간이 얼어붙은 자리에 햇살이 가득하다
한데 모여 터뜨리는 우리 가족의 목소리
마당의 사과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다

[동상]
사진
김선홍(군산고등학교 3학년)

싸늘한 방 속 서랍에서 우연히 본 가족사진
이후로 우리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래도 사진 속에서 형은 늘 웃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형의 팔에는 주사바늘이 늘어났다
오른손엔 항상 아버지의 사진기가 있었다
마치 자신의 끝이 가깝다는 걸 아는 듯
형은 집 주변 모든 것들을 장면으로 오려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자주하던 캣치볼
모래먼지 가득한 땅 위에서 뛰어다니던 형은
하얀 침대에 누워
산소 호흡기에 의지할 뿐이었다

먼지 낀 잡동사니들로 가득 찬 빈방
꿋꿋하게 형을 기다리는 사진들은
형이 보이는 구석에 자리하고
나는 형과의 짧은 만남을 끝내려 사진을 집어들었다

이제 다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
아버지의 사진기와 함께
나는 형이 항상 볼 수 있도록
마지막 가족사진 그의 추억 중 맨 위에 올려두었다


[발간사]

제13회 한국청소년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발간합니다. 대상, 금상, 은상, 동상을 받은 작품들을 모아 발간한 이 책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상과 감정, 그리고 서정적 지향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문학 창작의 길에 들어서려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본보기 글이 되리라 믿습니다.

문학은 역사 이래 예술 중의 으뜸으로 자리매김 되어 왔습니다. 아름다운 서정을 노래하기도 했으며, 사회 여러 분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기도 했습니다. 문학은 질풍노도가 되어 세상의 어둠을 쓸어내기도 했으며, 어둔 밤에 촛불의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고, 새벽을 노래하는 닭울음으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도 하지만 본의는 같습니다.

사단법인 문학사랑협의회에서는 2002년부터 ‘한국청소년문학상’을 제정하여 시상하고 있습니다. 1,150여 편의 작품을 예심, 본심까지 심사하느라 수고하신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응모한 청소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수상작품집을 발간하며, 앞으로 더욱 알차게 운영할 것을 약속합니다.

2015년 5월 30일

사단법인 문학사랑협의회 이사장 리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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