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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7482513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이 책을 내면서
1부 격동의 날들
형산강아
아! 청령
6·25 사변이 남기고 간 것들
청령 교회
사방국민학교와 문둥이
경주를 무대로
나라가 달라지다
대학진학과 서울
대학생활 속에서
정동교회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군인으로
의무병과와 ‘최 아저씨’
병역의무와 남북 분단
복학과 배우자
나를 바꾼 강의
2부 새 환경과 새 교육
화학 교사를 거쳐 유학으로
미국 땅에 발을 딛다
뉴햄프셔 주 하노버
정성국 씨와 Briggs 대사
미국 대학의 첫인상
‘Good Morning, Gakha’
무지하고 무모하여
아버지가 되고 박사가 되다
오 나의 조국아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미네소타의 특성
후박사 연구
한국에 다시 어둠이
3부 미국 사회 속으로
DuPont 광고분자 연구소 연구원으로
펜실베이니아 주 토완다
펜실베이니아 주 세이어
미주 한국인과 골프
첫 한국 방문
델라웨어강 입구로
미국 속의 한국
한국 교민과 한인 교회
한류의 영향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치료
노스캐롤라이나 주 Research Triangle Park
Paul Lee Molina와 한국교민 2세대의 결혼
4부 뿌리로 돌아오다
다시 한국으로
진입 충격
작은 고추가 맵다
한국엔 한글이 있다
언어 곡예
사람이 보배다
우리의 교육 풍토가 건전한가
신세대의 반항
한국의 삼성
미국관의 쇠퇴
맺음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큰형은 대학교에 진학하여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고, 나병도 불치가 아니라는 희망적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크게 용기를 내어 서울의 큰형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이 편지에서 내가 문둥병에 걸린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 외부적으로 병색이 나타나기 전의 잠복기 중이라고 큰형을 안심시키면서 제발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말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얼마 후 나는 형으로부터 편지를 받았고 희망적인 내용에 하늘을 날 듯 기뻤다. 내용인즉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나병 전문 의사가 있고 나병도 치료가 가능하니 너무 걱정 말고 자기 지시를 따라 먼저 외동 부근의 나병 진료소를 찾아 검진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확인되면 서울로 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고 다짐해 주었다. 거기에 용기를 얻어 나는 곧바로 외동 진료소를 찾았고 진찰을 받게 되었다. 나는 그때 그 의사의 꾸중을 잊을 수 없다.
“문둥병이 없어졌으니 공부나 열심히 해라.”
이사를 하던 중에 생긴 에피소드이다. 고속도로변 휴게소에서 한 여행자가 말을 걸어왔다. 먼 이사를 하는 것 같은데 어디를 가느냐고 묻길래 Minneap?lis 미니아폴리스하고 대답했더니 못 알아듣겠다며 다시 물었다. 다시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했지만 “What police?” 하면서 또 되물었다. 이런 멍청한 녀석 봐라 미국 놈으로 이 유명한 도시를 모르다니. 몇 번을 되풀이하다가 할 수 없이 펜을 꺼내 종이쪽지에 적어 보였더니 “Oh! Minne?polis 미니애폴리스” 하였다. 이사를 가는 도시의 이름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웠고 발음의 강세accent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