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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7482742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어머니의 책 출간을 축하드리며
제1부 우리집 이야기
그대를 처음으로 만났던 날
첫 아이인 딸의 입덧과 태몽
나의 첫둥이가 세상에 나오던 날
어미의 엄명으로 치러진 오누이의 결투
민정아 이 담에 어미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 줄련
엄마, 열쇠는 우유박스 안에 있어요
엄마는 하느님의 종합 예술사
엄마의 내음
제2부 듬직한 아들 이야기
우리 집 종손인 아들 정재가 태어나던 날
젖병 빨던 아기가 갑자기 자지러진 사건
아들을 입대시키려 하니
장정 소포를 받았던 날
이등병 아들의 편지
그분이 오셨어요
아들을 보고 돌아온 다음 날은 왠지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아들의 병상 일기
아들아~ 미안하고 고맙데이
제3부 시가 이야기
시어머님의 향기
시아버님의 갑작스런 병고 앞에서
시아버님을 보내드리며
한가위를 맞아 처음으로 주관하는 차례를 지내며
기제사를 지낸 다음 날 정지된 나의 하루
시어머님의 생신날 고부 데이트
제4부 친정 이야기
풀벌레 소리 깊어가는 밤에 아버님을 기리며
친정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며
친정아버님의 작고 1주기를 기리며
여름날 쉰밥을 말아먹으며
홍시로 깨달은 엄마의 큰사랑
수제비에 얽힌 웃지 못할 사연
홀로 남으신 친정 엄마를 뵙고 와서
어머님께서 아버님 만나시려 먼 길 떠나시던 날
여동생과 함께했던 시간 속의 홍로 사과
제5부 사랑스런 딸 이야기
대학 새내기 딸의 첫 아르바이트
사돈가에 보내드릴 예단을 준비하며
예단을 보내는 날 아침의 풍경
민정이를 보내며-사부인께 드리는 사돈지
함 들어오던 날
딸의 결혼식 날에
딸 내외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예비 며늘아기의 예단들이기
제6부 이웃들과 더불어
만우절에 지킨 28년 전 사제지간의 약속
지난 신문을 모아서 보던 중에
오래된 낡은 계량 저울을 닦으며
주영이 엄마, 오늘이 삼우제네요
하느님과 함께 걸으며
기도 초에 불을 밝히며
들고 패고 또 패대기쳤다
내 생에 두 번째 시도하는 체중 조절
경인년에 시작한 두 집 살림의 단편적 일상
인혁이 아줌마가 나누어주시는 마음
3주간의 사회복지 현장 실습을 마무리하며
아직도 난 아날로그 시대-가계부를 정리하며
에필로그
책속에서
문 주변을 둘러보니 현관문 아래 있는 우유배달 투입구 쪽에 삐뚤빼뚤 어눌하게 적어 스카치테이프로 붙여둔 메모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를 기다리다 동생과 학원을 가니 걱정하지 마세요. 집 열쇠는 현관문 우유박스 안에 아무도 모르게 잘 감춰두었어요.”라고 쓰여있었다.
외출한 엄마를 기다리다 학원 갈 시간은 다가오고 문단속은 하고 나가야겠는데, 현관 열쇠를 미처 챙겨나가지 못했을 엄마 걱정에 어린 딸아이가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기발한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쪽지를 본 순간 많이 놀라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어린 딸의 천진 기발한 발상 앞에서 그만 복도가 떠나가도록 파안대소했던 기억이 난다.
너희들은 언제까지 “어머니”라는 호칭을 “엄마”라고 부를 것이냐고 하셨었지요? 송아지들처럼 음메 음메, 매일 그렇게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냐고요.
그것은 아마도 엄마가 아버지 곁으로 가시는 그날까지도 저희 육 형제자매는 엄마 옷고름 꼬여 잡고 놓지 못하는 어린애들처럼 그렇게 영원히 엄마라는 호칭 놓지 못하고 불러야 할 것 같네요.
아버지, 이제는 주님의 품 안에서 평안한 날들 되세요.
하여튼 그 덕분에 동창들은 이것은 사건 중의 사건이라며, 28년을 기다린 오작교의 기쁨을 나누라면서 그날 모인 학생 대표로 선생님께 드리는 ‘볼 뽀뽀’를 꼭 해야 한다는 사회부 기자와 동창들의 짓궂은 주문에, 망설임 없이 선생님 볼에 뽀뽀를 했다. 사십대 여 제자가 선생님께 올리는 ‘뽀뽀 세례’ 장면이 당시 J신문의 사회면에 박스 기사와 함께 대문짝만 한 사진과 함께 대서특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