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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57983041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1. 조폭 모녀
2. 건조 주의보
3. 몰래카메라
4. 이상한 숙제
5. 사료를 드립니다
작가의 말
작품 해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열 살이면 세상을 알 나이라는 동화가 있다. 나는 이미 그 전에 세상에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우쳤다. 나를 늘 자기 마음대로 하려 드는 엄마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엄마를 조폭 엄마라고 부른다.
우리 엄마는 나 같은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학교에서가 아니라 아이들 집을 방문해서 가르치는 학습지 교사다. 나는 학원에 가는 대신 집에서 과목별로 학습지를 하고 엄마한테 검사를 받는다. 한 문제라도 틀린 것이 있으면 엄마는 별명에 걸맞게,
“하민지, 여태 이것도 몰라?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렇게 돌머리야? 2학년짜리도 C단계를 하는데 4학년이 이걸 모르면 어떡해? 내가 못살아. 너를 가르치느니 강아지를 가르치는 게 낫겠다!”
하며 내 머리를 사정없이 쥐어박는다. 그때마다 죽은 내 뇌세포만 모아도 서너 살짜리 아이큐는 될 것이다.
장우는 다른 사람들 눈에 장군이가 키우기 어려운 데다 수명마저 다한 골칫덩어리로 보인다는 것이 당황스럽고 속상했다. 장군이는 어미젖을 떼자마자부터 10년 넘게 장우네와 살았다. 열두 살인 장우는 살아온 삶의 대부분을 장군이와 함께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사람과 개의 시간을 다르게 흘러서, 장우는 아직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소년이었고 장군이는 기력이 달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할아버지 개가 됐다.
(중략)
“장군이 나이가 문젠 거 같아. 솔직히 언제 떠날지 모르는 개를 선뜻 데려가고 싶겠어. 죽,(아빠는 장우 눈치를 슬쩍 보았다.) 아니 그때까지 사료를 대 주겠다고 하면 어떨까? 그 대신 우리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게 해 주는 집을 찾아보는 거야.”
아빠가 의견을 냈다. 장우네 상황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아빠가 사료 갖다주면서 장군이 보고 오면 되겠다.”
장우는 아빠가 말한 ‘죽, 아니 그때까지’의 뜻을 짐짓 모르는 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