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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57983164
· 쪽수 : 120쪽
책 소개
목차
이상한 도둑
아이와 개
안개 나라 저편
쥐덫
가늘고 긴 끈
노란 빛깔의 노래
할머니와 수거위
화가와 개구리
햇볕싹
지은이의 말
작품 해설
리뷰
책속에서
서재인 것 같은데 바닥에는 발을 디딜 곳이 없을 지경으로 책들이 흩어져 있고, 한옆으로 커다란 책상과 책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달력 옆에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사진 속에서 네 식구는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아이구, 이 사람들아! 집 안을 이 지경으로 어지럽혀 놓고도 웃음이 나와?”
칠수는 손이 닿는 대로 책상 위의 흩어진 것들을 가지런히 추렸습니다.
그런 다음 책상에 붙어 있는 서랍을 차례차례 열었습니다. 값이 나갈 만한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서랍 속도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정리부터 해야겠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정신이 없기는 안방, 아이들 방, 거실, 부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둘러 나가느라 정리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자아 자, 서둘러야겠어!’
대충 치우는 데만도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서둘러 댄 바람에 손이 후들거리고, 이마와 등은 땀으로 끈적였습니다.
‘이러다가 들키겠어!’
베란다 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가려 할 때입니다.
쥐덫은 참으려고 해도 절로 몸이 저리고 조마조마했습니다. 작은 벌레 같은 것이 온몸을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듯 소름이 돋았습니다.
조금 뒤, 몸이 훨씬 작은 생쥐가 쥐덫 가까이 조촘조촘 다가왔습니다.
“안 돼! 가지 마.”
타악!
쥐덫은 있는 힘을 다해 앞문을 닫았습니다.
‘잡아선 안 돼!’
쥐덫은 쥐가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재빨리 문을 닫았습니다. 두 번이나 그렇게 했습니다.
“수고했어요, 학생.”
현관까지 뒤따라 나가며 엄마는 오빠를 배웅했습니다.
오빠는 들어오던 때와 달리 허둥댔습니다. 축구화의 끈을 미처 묶지 못하고 현관문을 나설 만큼 서둘렀습니다. 길고 가느다란 축구화 끈 두 줄이 바닥에 길게 끌렸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오빠는 거의 기어들 듯한 목소리로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현관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미처 매지 못해 길게 끌리는 축구화 끈이 마치 징그러운 지렁이가 꿈틀거리듯 문틈을 빠져나갔습니다.
“이 일을 어째! 정말 오천 원이 없어졌구나. 잘못했다, 치웠어야 했는데.”
언니 책상 위의 오천 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